홍해發 운임 상승에 붐비는 '하늘길·바닷길'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7.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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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추이/그래픽=최헌정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추이/그래픽=최헌정


중동 지역 불안정에 더해 중국발 물동량이 늘며 해상 운임과 항공운임이 동반 상승세다. 2분기 국적 선사·항공사인 HMM과 대한항공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733.8로 발표일 기준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3739.72를 기록한 2022년 8월5일 이후 최고 1년11개월만에 최고치다. 항공운임도 상승세로 전날 기준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올해 들어 최고인 2155를 기록했다. BAI는 지난 5월 6일부터 두달 째 21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분쟁과 중국발 밀어내기 수요로 오른 해상 운임이 항공 운임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해상 운임은 중동 분쟁으로 수에즈운하 통항이 제한되며 올해 초 한 차례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과 유럽을 왕복하는 선박 기준으로 운송 기간이 3~4주 더 소요되면서 선박 공급 부족 현상이 초래됐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방을 벌이는 등 중동 지역 불안정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해상 운임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패널, 의료품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하며 물량을 미리 미국으로 보내려는 수요도 몰려있다.

해상 물류가 병목 현상을 빚자 일부 화주가 항공편을 택하면서 항공 물동량도 증가세다. 지난 1~5월 인천국제공항이 처리한 화물(순화물+우편물)은 119만342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만6662톤에 비해 9.8% 증가했다.



통상 해운업계에서 2분기는 비수기로 꼽히지만 해운과 항공이 모두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도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경기 둔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선복 등 공급량 증가로 인해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6264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1% 증가한 수치다. 대한항공의 매출액 역시 지난해 2분기 3조8773억원에서 올해 2분기 4조4129억원으로 13.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물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9638억억원에서 10% 안팎 증가해 1조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성수기에 접어드는 하반기까지 호실적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소비량이 급증하는 연말을 기점으로 운송 기간이 짧은 항공은 4분기, 수요가 선행하는 해상은 3분기를 각각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는다. 류제현 미래에셋 연구위원은 "물류 병목을 초래한 수에즈운하 봉쇄가 하반기에 해소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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