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면 감천? 지성이면 믿고 본다 '커넥션'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6.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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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중독된 마약과 형사 역할로 하드캐리

/사진=SBS/사진=SBS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SBS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의 배우 지성은 지극정성으로 연기하며 작품을 하드캐리하고 있다. 하늘도 감동할 지성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지성이면 믿고 본다'는 또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커넥션'은 50억 보험금을 남기고 숨진 한 고등학교 친구의 죽음을 추적하며 드러나는 친구들의 변질된 우정을 그린 범죄 수사 스릴러 드라마다. 지성을 비롯해 전미도, 권율, 김경남 등이 출연했다.



지성은 후배들의 존경과 선배들의 믿음을 한 몸에 받는 마약범죄수사팀 에이스 장재경 역할을 맡았다. 장재경은 경기 남부 최대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하며 경감에 특진 됐지만, 20년간 기억에 머물러있던 박준서가 찾아오며 새로운 위험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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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션'의 가장 큰 설정이기도 한 이 '새로운 위험'은 마약반 형사 장재경이 마약에 중독됐다는 사실이다. 장재경은 여느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강인한 정신력으로 마약을 향한 의지를 끊어 내려 노력한다. 대부분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그 순간에는 자신이 체포하던 마약 투약자와 다를 바 없다.

지성은 극단을 오가는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마약반 형사이자 친구로서 지성은 마약 중독을 이겨내며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친구를 죽게 만든 악의 커넥션을 찾아가고 있다. 날카로운 눈빛과 예리한 통찰력, 때로는 '너 T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장재경의 모습은 지성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완성되고 있다. 표정, 대사, 독백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극을 휘감는 지성의 존재감으로 인해 '커넥션'은 묵직하게 전진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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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성만이 할 수 있는 연기가 더해지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알게 되는 마약 중독과 관련된 내용이다. 지성은 마약 중독자라는 캐릭터의 설정을 보여주기 위해 15kg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적인 부분보다 더욱 감탄을 안기는 건 캐릭터의 다채로운 내면을 표현하는 연기력이다.

마약에 중독된 장재경의 상태는 1인칭 시점 혹은 지성의 얼굴을 클로즈업된 상태로 표현된다. 시청자들에게 '약들린 연기'라고 불리는 지성의 타이트한 얼굴은 흔들리는 화면으로 마약 중독자의 상태를 보여준 연출과 맞물리며 시청자를 순식간에 빨아들였다. 레몬뽕을 숨기려는 오윤진(전미도)과 화장실 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할 때는 회유와 협박을 넘나드는 모습으로 마약 중독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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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커넥션'은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개됐다. '커넥션'은 최근 침체기에 빠져있던 SBS 금토 드라마를 구원해 줄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법쩐'을 시작으로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 '악귀' 등이 연달아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 금토드라마는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를 시작으로 '7인의 탈출', '마이데몬' 등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고 동시간대 경쟁자인 MBC가 선전하며 SBS 금토드라마는 침체기에 빠졌다. '재벌X형사'가 11%의 시청률과 시즌2 확정으로 구원투수가 됐지만 후속작인 '7인의 부활'이 다시 낮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고전했기 때문에 '커넥션'의 역할이 중요했다.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지성에게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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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개인적으로도 명예 회복이 필요했다. MBC '킬미, 힐미', SBS '피고인'으로 데뷔 20여년 만에 커리어에 대상이라는 이력을 세운 지성은 이후 '아는 와이프', '의사요한', '악마판사', '아마다스' 등에 출연했다. 지성의 연기는 변함없이 인상적이었지만, 작품은 크게 호불호가 갈리거나 시청률 측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작인 '아다마스'는 최고 시청률이 3.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첫 방송에 세운 수치로, 계속해서 시청률이 떨어졌기 때문에 지성이라는 이름값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과 개인적 명예회복이라는 짐을 두 어깨에 짊어진 지성은 말 그대로 이를 갈고 연기했다. 지성의 연기에 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시청률 등의 지표 역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첫 회 5.7%의 시청률로 시작한 '커넥션'의 시청률은 어느새 9%를 넘겼다.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10%를 돌파하기도 했다. 중요한 전개가 펼쳐지는 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더 높은 상승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커넥션'을 보고 다시 한 번 와닿았다. 역시 지성이면 믿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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