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도 큰일 날 뻔...' SF 선수들 도박꾼에 위협당한다, "돈 내놔" 욕설까지 비일비재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6.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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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와 맷 채프먼. /AFPBBNews=뉴스1이정후(오른쪽)와 맷 채프먼. /AFPBBNews=뉴스1


도박에 빠지면 이토록 무섭다. 이정후(26)의 소속팀인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들이 일부 도박꾼들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11일(한국시간) USA 투데이를 인용, "최근 스포츠 도박이 급증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오고 있다"며 "불만을 품은 도박꾼들로부터 악의적인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불펜투수 타일러 로저스는 최근 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후 팬들로부터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송금 애플리케이션에서 내 계정을 발견한 뒤 돈을 달라고 했다"고 말하며, 어떤 팬은 "당신 때문에 1500달러를 빚졌다. 나한테 갚는 게 좋을 거다"고도 했다고 한다.

로저스만 이런 일을 겪은 건 아니다. 3루수 맷 채프먼은 "스포츠 도박은 이전보다 사람들을 훨씬 분노하게 만든다. 이전에는 '넌 바보야' 같은 평범한 말을 했는데, 이제는 돈을 달라는 압박이 있어서 애플리케이션 계정을 바꿔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에이스 로건 웹은 "데뷔 시즌에는 '넌 이 팀에 있으면 안 돼' 정도의 비난이었는데, 이제는 '네게 돈을 걸었다'며 욕설도 한다"고 고백했다.



6월 현재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아웃됐다. 그렇기에 일부 도박꾼들의 십자포화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복귀하게 되면 이정후 역시 이를 피하리라는 보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이정후. /AFPBBNews=뉴스1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도박으로 인한 여러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사로 유명해진 미즈하라 잇페이는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려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단으로부터 전격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 연방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도박을 시작했다고 한다. 빚이 늘어나자 이를 갚기 위해 오타니의 통장에 손을 댔다. 그해 11월 4만 달러를 시작으로 16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2024년 1월까지 빼돌렸다. 검찰에 따르면 이 액수가 무려 1600만 달러(한화 약 218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최근 자신의 죄를 인정한 그는 최대 33년의 징역형과 125만 달러(약 17억 원)의 벌금형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김하성(29)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동료인 내야수 투쿠피타 마르카노는 지난 2022년 말부터 1년 동안 400회에 가까운 스포츠 도박을 했는데, 이 중에서 자신이 속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경기에만 25차례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르카노에게 영구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는 현재 미국 50개 주 중에서 38개 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된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USA 투데이는 "선수노조는 스포츠 베팅 합법화 이후 선수 안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하기 시작했다. 노조는 팬들의 위협을 막기 위해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와 그들의 가족, 구단 관계자, 심판에게 도박과 관련된 협박을 금지하고, 이런 일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 개설을 원하고 있다.



최근 도박꾼들의 협박에 시달린 타일러 로저스. /AFPBBNews=뉴스1최근 도박꾼들의 협박에 시달린 타일러 로저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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