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럼프에게 직접 듣는 '트럼프 2.0' [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4.06.01 06:00
글자크기

편집자주 트럼프의 2016년 첫 대선 본선, 2020년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치렀던 대선, 그리고 이번 2024년 대선 중, 수치만으로 볼 때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지금이 가장 높습니다.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잘 아시다시피, 미국 대선은 전반적인 지지율보다는 주요 경합 지역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재 경합주 6~7곳에서 트럼프가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2.0'은 어느덧 성큼 현실에 더 가까워졌습니다. PADO는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뤄왔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해서도 아니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확신해서도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바이든 2기 행정부와는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주장에 논리적인 정합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타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타임은 그 이면에 일관된 불만, 분노 등의 '정념'이 담겨 있음 또한 지적합니다. 그가 시시각각 뒤집는 말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깔린 정념에 집중해보면 앞으로 4년간 펼쳐질지도 모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내다보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지난번 임기에서 저지른 결정적인 실수를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착하게 굴었다는 게다.

우리는 4월 12일 팜비치에 있는 그의 궁전에서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잘 손질된 잔디가 내려다보이는 화려한 식당 주변에서 트럼프의 보좌진이 서성거렸다. 한 보좌관이 인터뷰를 끝내라고 눈치를 주자, 나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으나 이번에는 그를 지지하기를 거부한 전직 관리들에 대해 언급했다. 일부는 그가 미국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후보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 중 일부가 후보님을 신뢰하지 않는데 유권자들이 후보님을 믿어야 할 이유는 뭘까요?" 나는 물었다.

언제나처럼 트럼프는 반격으로 답했다. 자신의 전직 최고 보좌관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전형적인 비난의 이면에는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얻은 큰 교훈이 있다. "저도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그들이 그만두게끔 내버려뒀죠. 누구도 당황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트럼프가 말했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는 바로 해고할 겁니다."



2024년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할 7개의 경합주 중 몇몇 주를 포함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나는 선거나 지난 대선 후에 뒤따른 불명예에 대해, 또는 그가 어떻게 형사 재판에 직면한 최초의 전직--그리고 어쩌면 차기--대통령이 됐는지에 대해 묻기 위해 온 게 아니었다. 그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미국에 대한 트럼프의 비전을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었다.

트럼프 본인과의 두 차례 인터뷰, 그리고 트럼프의 가장 가까운 보좌진 및 측근들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것은 미국, 그리고 세계 속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편할 제왕적 대통령제의 윤곽이었다. 1100만 명 이상을 미국에서 추방하기 위해 고안된 강제 추방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트럼프는 국경과 내륙 모두에 이민자 구금 수용소를 지을 용의가 있으며 미군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우세한 주에서 여성의 임신을 감시하고 낙태 금지를 위반한 사람들을 기소하도록 놔둘 것이다. 고위 보좌진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의 재량권으로 의회가 배정한 자금의 집행을 보류시킬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검사가 누군가를 기소하라는 자신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기꺼이 해고할 용의가 있으며, 이는 미국 건국 이래로 이어진 사법 독립성의 전통을 깨게 될 것이다. 그는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지지자들의 전원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중 800명 이상이 이미 유죄를 인정했거나 배심원단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동맹국이 자국 방어에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유럽이나 아시아의 동맹국이 공격을 받더라도 그 나라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미국 공무원 조직을 축소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주방위군을 미국 도시에 배치하며, 백악관의 팬데믹 대비 부서를 폐쇄하고, 2020년 선거가 조작됐다는 그의 거짓말을 지지하는 추종자들로 행정부를 채울 것이다.



트럼프는 여전히 트럼프다. 똑같은 목표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직접 만나보면 그는 이전보다 더 단호하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 "제가 처음 워싱턴에 왔을 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야 했어요." 이젠 그가 키를 쥔다. 소심한 공화당 기득권층과의 정략결혼은 끝났다. 공화당 구세력은 전멸했다. 남은 이들은 트럼프의 사람들이다. 트럼프는 그의 의제에 부합하는 상세한 계획을 마련한 충성파로 가득한 씽크탱크들의 지지를 받으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권력욕이 끝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손에 국가 권력이 집중될 것이다. "그의 의제가 무엇일지는 큰 수수께끼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의 측근 켈리앤 콘웨이가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기민함에 놀라게 될 거예요."

법원, 헌법, 그리고 어떻게 구성될 지 아직 알 수 없는 의회는 모두 트럼프의 목표가 실현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의 정부 시스템에는 다양한 방어책이 갖춰져 있다. 자유 언론에 제보를 할 수도 있고 내부 고발자 보호 제도나 감찰관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과거에 트럼프 스스로를 옭아맸던 기질과 판단력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만약 그가 승리한다면 트럼프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일부 지지자들의 제안과는 달리 그는 3선 금지에 관한 헌법 조항을 뒤집거나 무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여론 또한 강력한 견제자가 될 것이다. 여론의 반발로 트럼프는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을 포함해 1기 행정부의 가혹했던 정책 일부를 축소해야 했다.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썼듯, 정부가 자신의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달려 있다."

모든 선거는 열릴 때마다 국가의 운명을 뒤바꿀 것처럼 표현되곤 한다. 이번 선거는 정말 그럴 것처럼 들린다. 지지자들은 진정한 추종자들의 규율 잡힌 운동에 의해 뒷받침되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트럼프 2.0의 가능성에서 혁명적 약속을 본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미국 국민들과 세계의 다른 이들에게 그것은 우려스러운 위험을 의미한다. 대통령 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 2기가 "우리 민주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종류의 권위주의적 대통령제의 탄생"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