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7곳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경제위기 도래"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5.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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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기업 대상 인식조사
"현 속도라면 11년 내 닥칠 것"
인력 수급 어려움 최대 우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위기 도래 가능성 응답 비율(%)/사진=한국경제인협회급속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위기 도래 가능성 응답 비율(%)/사진=한국경제인협회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7곳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력 절대부족 등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40%가 넘는 기업이 경제위기 도래 시기를 6~10년 내로 전망했다. 인력 부족 대응책으로는 호봉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고령 인력 활용 등을 꼽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인사노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3분기 0.7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내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 진입을 앞뒀다. 국내 기업의 68.3%는 이와 같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경제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위기는 인력 절대부족, 세수 급감, 내수기반 붕괴, 자산 가격 급락 등을 의미한다. 경제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7.5%였고 나머지 24.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은 지금의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유지되면 평균 11년 내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 응답을 살펴보면 경제위기 도래 시기를 '6~10년 내'로 응답한 비율이 42.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1~15년 25.6% △16~20년 13.4% △1~5년 12.2% 순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가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 응답 비율(%)/사진=한국경제인협회 저출산·고령화가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 응답 비율(%)/사진=한국경제인협회
응답 기업의 45.8%는 저출산·고령화가 기업에 미칠 영향 중 부정적 영향으로 '원활한 인력 수급 어려움'을 꼽았다. 기업들은 평균 9년 내로 인력 부족 문제가 산업현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부정적 영향으로는 △시장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19.2%) △인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생산성 저하(17.5%) △인구구조 급변 및 시장변화에 따른 사업구조 변경 어려움(15.0%) 등을 예상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대응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임금체계 개편 등 고령 인력 활용 환경 조성'(3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경협은 "고령 인력 계속 고용이 어려운 요인으로 높은 인건비 부담이 가장 많이 지적된다"며 "생산성과 관계없이 근속·연령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급 체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상용 100인 이상 사업장 호봉급 도입 비중은 54.4%다.

응답 기업은 또 다른 인력 부족 대응 정책으로 △고령 인력 재교육 확대 등 고령층 취업 기회 확대(29.2%) △근로시간 유연화, 보육 부담 완화 등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24.2%) △취업비자 발급 요건 완화 등 외국인 고용규제 개선(7.5%)을 꼽았다.


한편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 활용 여부와 관련해 응답 기업 22.5%는 "잘 활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로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37.0%) △기업의 인식 및 의지 부족(25.9%) △경직적인 기업 문화(25.9%) 등을 들었다. 일·가정 양립 제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인센티브로는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41.7%)을 가장 많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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