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스포츠매체 ESPN은 9일(한국시간) "미즈하라가 최근 금융 사기와 허위 세금신고서 제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조만간 판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ESPN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은 "미즈하라는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댔는데, 이로 인한 빚이 늘어나면서 오타니의 돈에도 손을 댔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인물의 계좌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보이어의 계좌에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450만 달러(약 61억 원)에 달하는 돈이 송금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오타니에 대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입수하고 파악에 나선 게 시작이었다.
미즈하라 잇페이. /사진=뉴스1
최근 공개된 재판 자료에 따르면 오타니가 영어를 하지 못했던 초창기, 미즈하라는 에이전트 계약부터 은행 계좌 개설까지 대부분의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그는 2021년 9월부터 도박을 시작했고, 빚이 늘어나자 이를 갚기 위해 오타니의 통장에 손을 댔다. 그해 11월 4만 달러를 시작으로 16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2024년 1월까지 빼돌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미즈하라는 치밀하게 이를 진행했다. 은행에서 오는 연락을 오타니 대신 본인이 받게끔 만들었고, 심지어 오타니를 사칭해 은행에 전화를 건 적도 있었다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그는 이런 행위는 24회 이상 저질렀다. 지난 2022년 2월에는 거액의 대출을 받았는데, 본인 확인 코드를 미즈하라에게 가게 만들었기에 오타니는 이를 알 수 없었다.
또한 지난해 9월 미즈하라는 치과 치료를 위해 오타니에게 6만 달러(약 8221만 원)를 빌려달라고 요청했고, 오타니는 수표를 줬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미즈하라는 수표를 쓰지 않았고, 오타니의 카드로 치과 진료를 봤다고 한다. 6만 달러를 고스란히 본인이 가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미즈하라 잇페이. /AFPBBNews=뉴스1
매체는 "미즈하라가 혐의를 받고 있는 범죄가 유죄로 판결된다면, 최대 33년의 징역형과 125만 달러(약 17억 원)의 벌금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즈하라가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른바 사법거래(plea bargain)를 했기 때문에 그가 받을 형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쿄 스포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일본으로 강제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한편 미즈하라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던 오타니는 빠르게 그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다. 첫 8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슬럼프에 빠졌지만, 9일 기준 시즌 38경기에서 타율 0.355 11홈런 27타점 32득점 OPS 1.103으로 맹활약 중이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