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음주·마약까지 손대는 학교 밖 청소년..10명 중 1명 '은둔'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4.05.09 12:00
글자크기

여가부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 발표

/삽화=뉴스1 /삽화=뉴스1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1명은 6개월 이상 은둔한 '은둔청소년'이거나 '은둔 잠재군'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2명은 음주를 하는 등 일반 청소년보다 유해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단기쉼터, 소년원 등 학교 밖 청소년 2400명과 검정고시에 응시한 청소년 490명 등 총 289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특히 올해는 고립·은둔 경험, 스마트폰 사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 문항이 추가됐다.



학교 그만둔 이유 "심리·정신적 문제" 1위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우선 조사 대상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6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학교(20.8%), 초등학교(17%) 순이었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이유는 심리·정신적인 문제(31.4%)로 조사됐다.



학교 밖 청소년의 현재 흡연율은 19.3%, 현재 음주율은 21.2%로 나타났다. 2021년에 비해 각각 8.8%포인트(p), 7.5%p 감소했지만, 일반 청소년보단 높았다. 마약류의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였으며, 도박 등의 경험 비율은 지난 3개월간 8.6%, 전 생애 기간은 17.8%였다.

최근 1년 동안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장소 중에는 멀티방·룸카페 이용률이 16%로 가장 높았다. 부모(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은 숙박업소 이용률도 14.8%였다. 무인숙박업소 이용률은 7.8%였고, 유흥·단란주점 이용률도 5.6% 있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수준은 잠재적 위험군은 29.6%, 고위험군은 4.2%였으며, 여자청소년(5%)이 남자청소년(3.1%)에 비해 과의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비 지원·청소년활동 바우처 가장 원해
/자료제공=여성가족부 /자료제공=여성가족부
학교 밖 청소년 중 은둔 기간 3개월 이상에서 6개월 미만의 은둔 잠재군은 3.5%로 나타났다. 6개월 이상 은둔한 청소년은 6.4%였다. 은둔하게 된 계기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28.6%)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24.9%)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13.7%)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싫어서(9.6%)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9.5%는 학교를 그만둘 당시 검정고시 계획을 준비했으며, 이는 2021년 조사 대비 11.2%p 오른 수치다. 반면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비율은 7.5%p 감소했다. 향후 진로 계획으로는 대학 진학을 포함한 정규학교 복학이 28.2%로 가장 높았다.

학교 밖 청소년은 교통비 지원, 청소년활동 바우처, 진학정보 제공 및 검정고시 지원, 진로탐색 체험 순으로 높은 정책 수요를 보였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교육부, 교육청 등 관계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정서적 위기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해 맞춤형 심리지원을 강화하고, 새로운 정책수요에 대한 대응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