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권인규 교수팀은 위암·췌장암 등 소화기암 환자의 암 수술 후 홍삼 섭취의 안전성과 증상 완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소화기암 환자 60명(위암 40명, 췌장암 2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홍삼섭취군과 대조군(위약섭취군)으로 나누고, 수술 후 1개월째부터 3개월째까지 두 달간 홍삼과 위약(가짜 약)을 각각 매일 2g씩 섭취하도록 했다. 이후 암 환자의 삶의 질 측정지표를 통한 위장기관 장애 개선 정도 측정, 배변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 영양학적 지표, 장내미생물 등에 대해 수술 후 1개월째, 3개월째에 측정했다. 그랬더니 하루에 배출하는 가스 횟수는 대조군에서 11.8회, 홍삼섭취군에서는 6.7회로 대조군 보다 홍삼섭취군에서 43%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소화기암 환자 가운데 수술치료를 받는 경우 대부분은 소화기관 조직을 절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술 후 위장관 구조·기능이 변하면서 배변 습관이 바뀌거나, 위·대장 축소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 근육량 감소, 빈혈 등 후유증을 겪기 쉽다. 특히 가스(방귀) 배출, 배변이 잦고 냄새가 지독해 일상에서 불편함과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권인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고려인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수술받은 암환자가 홍삼을 먹고 후유증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홍삼추출물 섭취군은 장내 유익균인 아커만시아의 비중이 많이 증가했다. 또 식품알레르기 발생·억제와 장 면역세포의 분포·빈도(전체 세포 중 차지하는 비중)가 깊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알레르기가 유도된 대조군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2형 수지상세포 빈도가 장림프절에서 4.5배 이상 증가했는데, 홍삼추출물 섭취군에서는 그 빈도가 정상으로 회복했다. 그러면서 항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1형 수지상세포군의 빈도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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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홍삼을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의 비중을 증가시켜 장면역을 높이는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억제 세포는 늘리고, 알레르기 유발 세포는 정상으로 회복시켜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알레르기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충남대 약학대학 박상민 교수팀은 홍삼의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Rc가 근 감소를 개선하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근 감소는 근육 분해와 근 기능 약화를 초래한다. 연구팀은 근육 손상 동물 모델에서 진세노사이드Rc를 처리한 그룹이 근력과 운동 능력이 근육 손상 없었던 대조군 수준으로 완벽히 회복됨을 확인했다. 박상민 교수는 "홍삼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근 감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