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이어 우리은행도 뛰어든 알뜰폰..."비금융 데이터 잡는다"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2024.05.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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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이어 우리은행도 뛰어든 알뜰폰..."비금융 데이터 잡는다"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수익성보다는 알뜰폰의 통신 데이터 등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축적해 금융과 비금융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내 통신사 선정을 마무리짓고 알뜰폰으로 비금융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관련 조직을 키우고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알뜰폰 사업이 미래 세대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의 'KB리브엠'을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별도 신고 없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알뜰폰과 우리은행의 새 앱 '뉴원뱅킹' 간 연계를 계획 중이다. 뉴원뱅킹은 은행·카드·증권 등 우리금융지주 서비스를 한 곳에서 활용하는 '슈퍼앱'으로 오는 11월 출시가 예정돼있다.

NH농협은행도 알뜰폰 사업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알뜰폰 사업자 프리텔레콤과 제휴하는 형식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간접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존 고객 락인(Lock-In) 효과에 더해 신규 고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뜰폰 시장에 자리잡은 국민은행은 리브엠 유심(USIM)칩에 KB스타뱅킹앱 인증서를 탑재해 알뜰폰 가입자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은행 상품이나 카드 이용시 통신비를 할인해 주는 등의 혜택으로 지금까지 42만명을 끌어들였다.

/사진제공=국민은행 리브엠/사진제공=국민은행 리브엠
무엇보다도 통신을 통해 얻는 비금융 데이터도 값지다. 통신 데이터에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고객의 이동정보·통신비 내역 등의 정보가 있어 소비 패턴을 추정할 수 있다.

비금융 데이터들은 대안신용평가 모델로도 연결된다. 취업준비생·노년층 등 '신파일러'는 기존의 금융이력 기반 데이터에서 소외돼 있어 알뜰폰 사업으로 얻는 데이터는 사각지대 고객을 위한 상품 개발에 쓰일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금융 신파일러의 대출 기회를 확대하고자 금융·통신 데이터를 결합해서 대안신용평가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다만 사업 수익성은 떨어진다. 통신3사의 중저가요금제 확대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지난 1일부터는 90일 이내 번호이동 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알뜰폰 업계가 2800원 수수료를 내야한다.

금융당국도 과당 경쟁 방지 등 알뜰폰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포괄적 조건을 걸었다. 때문에 국민은행은 고객 유인책이었던 초저가 요금제를 철수하고 가격을 망 도매가 대비 90% 이상으로 책정했다. 통상 중소알뜰폰 사업자 요금제 가격은 망 도매가 80%선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 확장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 흑자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이 안전하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을 통해 금융과 통신이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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