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핵심 '자율성·NO 페널티'…"강제하면 의미 없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5.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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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②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5대 핵심특징/그래픽=이지혜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5대 핵심특징/그래픽=이지혜


기업 밸류업 공시는 페널티 없이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점이 핵심이다. 공시 참여 여부, 작성 내용 등 모두 기업이 판단하도록 맡긴다. 공시에서 밝힌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제재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밸류업 공시는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페널티를 둬 강제성을 띠게 되면 의미 없는 공시, 공시를 위한 공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업 스스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진정성 있게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원 환경을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의미 있는 공시가 이뤄져야 투자자에게도 기업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밸류업 공시, '기업 자율'에 맡긴다…"의미 없는 공시는 지양"
금융위는 2일 기업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의 핵심으로 자율성을 꼽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상장기업이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발전전략이므로 공시 참여 여부, 작성 내용 등 모두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성이 강조되면 기업 참여도가 낮거나 공시에 담기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단순히 공시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용 자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기업들이 진정성 있게 계획을 수립·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공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공시하고 시장 참여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며 "제재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무 의미 없는 공시가 나올 것이고, 투자자도 옥석을 가리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도 지배구조 보고서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공시가 의무화됐으나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공시를 위한 공시가 되지 않으려면 자율성이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상장기업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영위해야 하므로 기업가치 제고 방향을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며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은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결과적으로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목표 달성 못해도 불이익 없다…'면책 규정'으로 기업 부담 낮춘다
면책규정/그래픽=이지혜면책규정/그래픽=이지혜
기업이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기존의 기업공시와 동일하게 허위 공시 등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불성실공시 관련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설정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미 거래소 공시 규정에는 예측정보와 관련된 면책 규정이 마련돼 있다. 규정에 따르면 △예측정보라는 사실 명시 △가정 또는 판단의 근거 명시 △합리적 근거 또는 가정에 기초한 경우 △예측치와 실제 결과치가 다를 수 있다는 주의문구 명시 등을 포함할 경우 면책한다.

박 국장은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시했는데 내년도 평가할 때 달성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면책 규정이 있어 불성실 공시 제재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악의적으로 주가를 올리기 위해 허위로 계획을 제시하고 이행하지 않았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기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차례 진행한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상당히 밸류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공시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며 "향후 준비된 기업부터 차차 공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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