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24시간 거래할 수 있나? NYSE "여론 조사 중"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4.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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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가 24시간 내내 실시간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초기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 스타트업이 미국 주식의 24시간 거래중개 서비스를 하겠다며 라이선스를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사진=블룸버그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사진=블룸버그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NYSE는 '7일, 24시간 영업 가능한 증권거래소' 라이선스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24시간 주식거래의 장단점을 시장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다. 이번 조사는 뉴욕 메츠의 구단주로 유명한 억만장자 헤지펀드 거물 스티브 코헨의 펀드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24익스체인지'가 최초의 24시간 거래소를 만들겠다며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승인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NYSE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전 9시 30분에 개장해 오후 4시에 마감한다. 본 거래시간 앞뒤를 전후해 시간 외 거래도 있지만, 뉴욕증시가 전고점을 경신하는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간 외 거래 비율이 갈수록 커져 정규장을 뒤흔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대형주가 장 마감 시간 이후에 실적 발표를 하는 날엔 시간외 거래 비율이 80~90%까지 달하는 날도 생긴다. FT는 "미국 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에 엔비디아, 애플 거래량이 급증하곤 한다"며 "유럽과 아시아 시장이 개장할 때도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게 하자는 게 24시간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의 주요 골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가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는 점, 미국 국채나 주요 통화, 주가지수 선물 등 다른 금융상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증권거래소는 상대적으로 후진적인 존재로 치부된다고 FT는 설명했다.

때문에 로빈후드나 인터렉티브 브로커스 같은 일부 소매 브로커 웹이나 '다크 풀'에서 24시간 미국 주식 거래를 알선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는데, 이런 지연거래 방식은 미 금융당국의 직접 감독에서 비켜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이런 사설 업체를 통한 거래는 공식 거래량과 거래가 추산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가 측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NYSE는 이러한 배경 설명을 바탕으로 시장관계자들에게 △24시간 주식거래 필요성 △'주7일 거래' 대 '주5일 거래' △24시간 거래 시 가격변동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법 △야간 거래 시 직원 배치방식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다만 금융 당국의 입장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T는 "(심야에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결제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주식거래를 24시간으로 늘렸을 때의 비용 문제, 그리고 거래소뿐만 아니라 결제, 청산 등 유관기관의 24시간 서비스 등의 문제도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24시간 거래에 대한 수요가 일부 있겠지만 그게 전체 시장을 대변하는지는 다른 사안"이라고 말했다. FT는 "SEC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가능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조사해 승인 여부를 결론짓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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