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 밝힐 '재연 시험' 준비하는 운전자와 제조자 측. /사진=뉴스1
21일 뉴스1에 따르면 재연 실험은 경찰 협조와 강릉 시민들 도움으로 지난 19일 오후 1시쯤 강릉 회산동의 아파트 인근에서 무사히 진행됐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한 강릉 시민이 차량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알고도 자신의 차량을 내줬다.
또 사고 위험이 높아 운전자를 구하는 게 난관이었으나, 이 부분도 전문 면허를 가진 강릉시민 도움으로 해결됐다. 시험 차량 운전자 A(44)씨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자부심을 느낀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고 했다.
당시 재연 시험 차량은 2차선이 모두 통제된 도로를 따라 쭉 달렸고 뒤에는 안전을 위해 경찰차가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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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 시험이 총 4차례 진행되는 2시간가량 도로가 일부 통제됐지만, 누구 하나 항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간절한 마음으로 시험을 참관한 시민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열두살 이도현군의 목숨을 앗아간 2022년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재연 실험이 강원 강릉의 사고 도로에서 진행됐다. /사진=뉴스1
이번 재연 시험 결과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을 토대로 한 국과수의 분석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에 원고 측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히 시사할 수 있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하종선 변호사는 "마지막 실험 때 110㎞에서 풀 엑셀을 5초 동안 밟았는데 135~140㎞ 정도가 나왔다. 이는 전문 감정인 분석치(시속 136.5㎞)와 유사했으나, 국과수 분석치(116㎞)보다는 20㎞나 더 높은 수치"라며 "이에 따라 우리 주장대로 EDR 신뢰성이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도현군 아버지 이상훈씨는 "오늘, 이 도로를 도현이가 마지막으로 달렸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사무치고 화도 나면서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무과실을 입증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22년 12월 6일 오후 3시 56분쯤 강원 강릉시 홍제동 한 도로에서 60대 B씨가 몰던 SUV(스포츠실용차)가 배수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동승자이자 B씨 손자인 도현군이 숨지고, B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를 두고 운전자이자 유족 측은 해당 사고가 '급발진'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7억6000만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