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신뢰 잃고 있다"…중국 기업, 자금 조달액 사상 최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4.16 07:02
글자크기

"중국 경제 모멘텀 상실로 투자 매력도 추락"

중국 자본시장의 활동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중국의 경제 모멘텀(상승동력) 상실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결과다. /로이터=뉴스1중국 자본시장의 활동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중국의 경제 모멘텀(상승동력) 상실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결과다. /로이터=뉴스1


중국 자본시장의 활동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중국의 경제 모멘텀(상승 동력) 상실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진 결과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올해 본토 기업공개(IPO), 추가 주식발행 및 전환주식 공모 등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는 64억달러(약 8조8486억원)로 동일 기간으로 봤을 때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홍콩 등 역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16억달러로 2003년 이후 가장 적었다. 해외 인수합병(M&A)으로 확보한 자금도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인 25억달러로 집계됐다.



FT는 "이런 자본시장 데이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에도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점점 고립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한다"며 국제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개선 등으로 중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소비심리 회복 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기존 4.8%에서 5%로, 4.2%에서 4.8%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 추이/그래픽=임종철중국 경제 성장률 추이/그래픽=임종철
하지만 자본시장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디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고 중국 경제침체의 최대 요인인 부동산 시장 위기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부동산 시장 위기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노력이 부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의 국가 신용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중국 국가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FT는 미·중 갈등 지속 속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와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중국에 대한 투자 신뢰도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상장 심사 강화는 해외 기업의 중국 시장 상장 계획 무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농화학 그룹인 신젠타는 중국 당국의 규제 압박에 지난달 계획했던 상하이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신규 주식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었다.


홍콩 UOB케이히안의 왕 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은 지금까지 본 것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중국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어떤 유형의 투자자든 현재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본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