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힘들겠죠" 더 강해진 여소야대 국회에 관가도 '착잡'

머니투데이 경제부 , 정리=김훈남 기자 2024.04.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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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6동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에서 외벽 유리창 청소가 진행, 1년여간 묵은 먼지를 씻어내고 있다. 2023.10.3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지난해 10월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6동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에서 외벽 유리창 청소가 진행, 1년여간 묵은 먼지를 씻어내고 있다. 2023.10.3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아무래도 지난 2년보다 힘들겠죠"

범야권 정당이 190석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다음날인 11일. 출근길에 만난 중앙부처 공무원은 총선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미 집권 전반기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보낸 상황에서 하반기 국정운영에 집중하려던 정부 구상이 어긋난 데 대한 아쉬움과 착잡한 분위기도 묻어났다.

11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하반기 국정과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을 세웠다. 현 정부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수가 300석 가운데 114석에 불과해 야권으로 기울어진 21대 국회 환경에서 전반기 국정운영을 했다. 정부의 활동은 법령에 근거해야 하는 탓에 국회와의 입법과정에서 그만큼 애로사항이 있었고 이번 총선에서 여야 불균형이 다소 해소되길 바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총선 개표결과 22대 국회역시 여당 의석수가 108석에 불과하고 범야권이 190석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구성됐다. 직전 국회보다도 적은 여당 의석수다. 대부분 상임위원회가 야당 의원이 다수로 구성되는 만큼 국회, 특히 야권과의 관계설정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부처에서 대외 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공무원 A씨는 "상임위 구성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야대치 국면이 22대 국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상임위가 야당 다수로 구성될 텐데 필요 법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원이 담당 상임위에 배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 B씨는 "여당이 압도적으로 지고 내홍을 추스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한달여 남은 21대 국회나 차기 22대 국회에서도 여당마저 설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 입장에선 정말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키려해도 그 대가로 정치적 요구나 수용하기 어려운 법안을 요구해 오는 일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이번 총선 민심을 의식하고 국정기조 전환과 장관 교체 등 개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비서관 전원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총선 참패 책임에 따른 것으로 국무총리를 포함해 장·차관급 정무직의 대거 교체를 통한 국정쇄신 작업이 예상된다.

세종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C씨는 "(정무직에) 법률상 임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개각 파도가 전보다 거셀 것 같다"며 "공무원 입장에서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통상 장관 등 정무직을 교체하면 그에 따른 후속인사와 정책방향 정비 등이 있게 마련인데 성난 총선 민심이 반영된 개각인 만큼 조직과 정책 전환 폭이 클 것이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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