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 /사진=정세진 기자
"아이고 그래도 여긴 조금 피었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를 따라 난 2.6㎞ 길이 산책로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은 송파구청이 개최하는 '호수벚꽃축제'를 시작하는 날이다. 석촌호수 둘레에는 산벚나무, 수양벚나무, 겹벚나무 등 벚나무 1100여그루가 심어져 있다. 하지만 꽃이 만개한 나무는 찾기 어려웠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신모씨(22·남)는 "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분 왔는데 벚꽃이 피지 않아서 아쉽다"며 "예상은 했지만 벚꽃이 폈으면 훨씬 예뻤을 것 같다"고 했다. 신씨와 함께 온 김모씨(21·여)는 "벚꽃이 활짝 폈다면 여기서 놀다가 갈 생각이었는데 벚꽃이 없어서 옆에 있는 롯데월드에 갈 생각이다"고 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에 참여하러 온 최임숙씨(가운데)와 친구들. /사진=정세진 기자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가 시작됐지만 꽃이 거의 피지 않았다. /사진=정세진
도봉구도 이날부터 송파구청과 같은 일정으로 우이천(수유교~우이교)에서 '도봉 벚꽃축제'를 연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기온과 광주기(낮의 길이) 영향을 받아 계절을 인지하고 최적의 조건에서 개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역대 기온과 개화일을 분석해 산림청과 민간 기상업체가 개화일을 예측한다. 산림청은 지난 2월 벚꽃이 3월 21일 제주 개화를 시작으로 남부지방 3월 25~29일, 중부지방은 3월 30일~4월 5일에 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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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정보 제공업체 웨더아이는 서울 벚꽃 개화 시기를 다음달 3일로 예상했다. 평년보다 5일가량 늦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선터장은 "지난해엔 서울에 3월 25일에 벚꽃이 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빨리 핀 것"이라며 "올해는 겨울이 관측 이래 2번째로 더웠고 2월도 가장 더운 2월로 기록됐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날씨는 추세적으로 따뜻해 지는데 3월에 예상한 것 만큼 기온이 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꽃샘추위도 있었고 구름이 많이 끼면서 일조량이 평년에 비해 적었고, 이런 조건들이 합쳐져 개화가 늦어졌다"고 했다.
국내 대표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열리고 있는 지난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일부 개화하기 시작한 벚꽃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해군항제는 오는 4월 1일까지 진해구 일원에서 열린다. 꽃샘추위 증가와 일조시간 부족으로 벚꽃 개화가 예상보다 늦은 것과 관련해 창원시는 축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024.3.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창원=뉴스1) 윤일지 기자
당장 오는 29일 서울의 대표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여의도 벚꽃축제 35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벚꽃축제는 벚꽃이 메인이긴 하지만 팝업 가든과 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배치했다"며 "지금 당장 공식 개화가 선언될 만큼 진행되지 않았지만 꽃봉오리가 열리기 직전이라 주말이 넘어가면 개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은평구에서는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불광천 일대에서 벚꽃축제 '은평의 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