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의대생들 설득?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3.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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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발표자료 캡처사진=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발표자료 캡처


정부가 서울 내 의과대학은 내년 입학정원을 늘리지 않았지만 서울 내 의대도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고려대 의과대학 교수의회 의장)은 2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대 학생들이 동맹휴학을 한 것과 관련 "3월25일이 되면 다 휴학이 돼서 올해 1년 강의를 안 듣는다"며 그러면 올해 예과 2학년이 내년에도 예과 2학년이 돼 올해 예과 1학년인 학생들과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되면서 "정원이 100명인 대학교에서 정원이 200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대학교는 130명을 할(가르칠) 수 있을 만큼 캐파(수용능력)가 있다. 212명 중 저희가 82명을 못 가르친다"며 "2030년에 이 난리통이 끝난다. 현장에서 해결을 못 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겠어요?"라며 "어떻게 할지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온다"고도 했다.

교수들이 의대생들이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의에는 "아이가 3살만 넘어도 엄마 말도 안 듣고 아빠 말도 안 듣는다"며 "의사가 되겠다고 들어온 예비의사들한테 이래라저래라 얘기하고 있는 거는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전날 브리핑에서 오는 25일부터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주 52시간 이내 외래진료, 수술, 입원진료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진료 축소가 아닌 '외래 안전진료' '적정진료'라고 정정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의사의 누적된 피로 때문에 그로 인해서 계속 환자를 보면 위험에 노출되고 심리적 안정이 안 되고 실수를 하고 결국은 환자한테 위해가 가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교수들은 일 중독자고 수십 년간 환자를 위해 살았기 때문에 사직서 아무리 내도 어렵다"면서도 "사직 결의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의대 교수들이) 이미 자발적으로 사직을 결의했다"고 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가 깨진 것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없으면 치료 효과가 0에 수렴한다"며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면서 협박 공갈 밥그릇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왜 그런 이상한 프레임이 깔렸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들(젊은 의사)이 의사가 돼서 돌아와서 환자를 볼 때 환자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또 환자도 의사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이게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화 제안에 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정부로부터) 문자로 실무자 차원에서 만날 수 있느냐고 짧게 워딩이 왔다. 안건이 전혀 없고 그래서 이게 과연 같이 만나서 대화하자는 건지"라며 "달랑 문자가 전부기 때문에 언제 만나자는 건지 무슨 안건으로 만나자는 건지,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하는 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잠시 흐느끼기도 한 조 홍보위원장은 "어린 학생들이 알을 깨고 나와서 국민과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흐느낌) 소명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주십시오"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모든 의과대교수협의회 의사협회 다 함께 노력해서 이분들에게 씌워진 주홍글씨, 두꺼운 낙인의 껍질을 깰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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