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해달라" vs "당분간 어렵다"…이종섭, 방산 관련 장관급 회의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양윤우 기자, 조준영 기자 2024.03.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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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4·10 총선 직전까지 체류 전망
'6개국 대사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뉴스1'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논란 속에 입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대사는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희망했지만 수사팀은 여건상 당분간 소환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방산협력 관련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대사는 전날 귀국 직후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만나 호주로 수출된 국산장갑차 '레드백'과 'K9 자주포' 등 수출 관련 진행상황을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과의 회의에는 방산협력 공관장 중 이 대사만 참석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는 호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대사는 내주에도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면담을 포함해 유관기관 방문과 관련 인사 면담 등 공식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며 "다음주 중에는 사우디·UAE·인도네시아·폴란드 공관장들도 관계부처 장관을 개별적으로 만나 업무 협의를 진행한다"고 했다.



'도주대사, 런종섭'…야권, 총선 앞두고 이종섭 공격에 집중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지난해 9월 고발당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이달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공수처로부터 출국금지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출금이 해제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해 민주당 등 야권으로부터 '도주대사, 런종섭' 등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도 4·10 총선을 앞두고 민심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법률적 판단 여부를 떠나 이 대사의 신속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 주관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가 급하게 마련됐고 이 대사도 호주대사 부임 11일 만에 일시 귀국했다.

이 대사는 전날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류기간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환해달라" vs "당분간 어렵다"…이종섭-공수처 입장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하지만 공수처는 당분간 소환조사가 어렵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과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았다"면서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사건 관계인에 대한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검토와 평가, 변호인과 협의 절차를 거쳐 해당 사건 관계인에게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내달 4일까지 공관장 회의 일정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한국-호주 간 회의 준비 일정이 있어 추가 체류 가능성도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현 정부와 여권 등에 민심이 악화할 수 있어 이 대사의 출국은 총선 이후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 대사의 출국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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