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김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박주민 의원, 박찬대 의원이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21일 새벽 5시30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도착층.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을 도착지B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술렁였다. 이 대사의 항공편이 확인되지 않고 각종 정보가 뒤섞이면서 취재진 10여명은 도착지A·B를 수시로 오갔다. 취재진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까지 모인 현장은 흡사 '추격전'을 방불케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 대사가 출국 11일 만에 한국에 들어오는 일 자체가 잘못된 공관장 인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본질은 해병대 채모 상병의 죽음을 밝히는 것으로, 관련 특검법과 국정조사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21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 도착층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을 기다리는 취재진 수십여명의 모습. / 사진=김인한 기자
이 대사는 지난 19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요구하는 '조사기일 지정촉구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권 일부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법률적 판단 여부를 떠나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이 대사의 신속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이 대사는 그동안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면서도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 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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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민심 동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사도 표면적으론 업무상 회의에 참석하지만 이번 귀국을 계기로 다시 한번 공수처의 신속한 소환 조사를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사는 지난 8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첫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하고 첫 조사가 이뤄진 건 약 6개월 만이었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 조사를 받게 되면 두 번째 조사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이 21일 새벽 5시부터 이종섭 주호주대사 해임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