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피 3000시대의 전제조건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3.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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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스피 3000시대의 전제조건


"밸류업으로 2700 돌파"

코스피지수가 23개월만에 2700선을 돌파한 이달 14일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이다. 이날은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자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한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투자지침서라 할 수 있는데 기업들이 밸류업에 노력한 부분도 반영하도록 방향이 정해졌다. 이렇게 되면 기관투자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에 밸류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관투자자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은 "밸류업 방향성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조(兆)원 단위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 주가 방향성이 크게 엇갈리게 된다.



주가 뿐 아니라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밸류업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주식 뿐 아니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같은 메자닌과 회사채로도 적잖은 자금을 운용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반영된다. 외국인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을 8조2412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월별 순매수액 기준 역대 최대치다.

외국인 순매수는 밸류업이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이어졌다. 최근에는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바이 코리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 일본도 닛케이 지수가 사상 최초로 4만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큰 보탬이 됐다.



이제는 회사가 화답해야 할 때다. 직접적인 주주환원과 밸류업 요구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안건이 부결되자 삼성물산 (148,000원 ▼4,200 -2.76%)의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빠진 사례가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다음 주(25~29일) 국내 상장사 전체의 64%인 1684곳이 정기주총을 진행한다. 전향적인 결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씻고 밸류업을 이루는 사례가 줄줄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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