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 모시기 전쟁…한효주·황찬성, '횹사마' 잇는다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4.03.15 08:30
글자크기

배용준-최지우 이을 대형 한류스타 탄생하나

/사진=왼쪽부터 BH엔터테인먼트(한효주), 하연수 인스타그램,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황찬성)/사진=왼쪽부터 BH엔터테인먼트(한효주), 하연수 인스타그램,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황찬성)


일본 연예계에 K-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채종협, 한효주 등 한국 배우들이 연이어 일본 드라마의 주연을 꿰찬 것. 배용준, 최지우가 이끌었던 한류 전성기 시절이 다시금 도래했다.

현재 일본 열도는 K-스타들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욘사마' 배용준 열풍을 '횹사마' 채종협이 이어받으며 일본 안방극장을 접수한 것. 채종협은 지난 1월 첫 방송된 일본 지상파 TBS 화요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에서 한국인 유학생 윤태오 역할로 열연 중이다. 일본 지상파의 황금 시간대(오후 7~11시) 연속 드라마에 한국 배우가 주연을 맡은 건 채종협이 최초로, 현지에 불어닥친 신한류 붐을 실감하게 했다.



더군다나 이 드라마는 단순히 우리 배우 채종협을 섭외한 것을 넘어 한국어 대사를 활용하고, 한국 전통 음식 소개, 한국 정서의 플러팅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과감히 녹여낸 것으로 승부수를 띄운 바. 이는 제대로 현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 일본에서 달라진 한국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채종협(오른쪽)을 '신흥 한류 프린스' 반열에 올린 일본 TBS 드라마'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사진출처=드라마 인스타그램채종협(오른쪽)을 '신흥 한류 프린스' 반열에 올린 일본 TBS 드라마'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사진출처=드라마 인스타그램


신한류 열풍과 더불어, K-스타들의 세계화에 발맞춘 움직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채종협을 시작으로 한효주, 그룹 2PM 출신 황찬성, 배우 하연수 등이 줄줄이 열도에 상륙, 일본의 한국 스타 모시기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디즈니+ '무빙'으로 전성기를 연 한효주는 최근 일본 넷플릭스 새 시리즈 '로맨틱 어나니머스'(Romantics Anonymous) 출연을 확정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일본 배우 오구리 슌과의 만남으로 관심을 더했다. 오구리 슌은 일본판 '꽃보다 남자'를 비롯해 '고쿠센',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과 같은 드라마로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스타다.

한일 톱배우가 뭉친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동명의 프랑스 영화(감독 장 피에르 아메리스)를 원작으로 한다. 일상에 불편을 느낄 만큼 지나치게 소심하지만 천재적인 솜씨를 가진 쇼콜라티에가 작은 초콜릿 가게에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한효주는 쇼콜라티에, 오구리 슌은 초콜릿 가게 사장으로 분해 국적을 초월한 케미를 발산할 전망이다. 연출은 일본 인기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카와 쇼 감독, 제작은 '아가씨' '독전' 등을 만든 한국의 믿고 보는 제작사 용필름이 맡아 신뢰감을 높였다. 이달 초 크랭크인, 현재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황찬성은 얼마 전 일본 엔터테인먼트사 하이안(HIAN)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현지 연예 활동에 박차를 가한 바. 오는 30일엔 일본 지상파 후지TV TWO와 히카리TV 공동 제작 드라마 '순다방인연'(純喫茶イニョン·준킷사인연)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순다방인연'은 판타지 러브 스토리 드라마다. 상가 변두리에 있는 복고풍 다방을 무대로 꽃미남 한국인 마스터 시우(황찬성)와 '끊어진 인연이 다시 연결된다'라는 소문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엮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황찬성은 시우 캐릭터로 낙점되어 처음 일본 드라마 주연에 도전했다. 이에 그는 "일본 드라마 첫 주연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각본을 읽고 정말 따뜻한 판타지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이런 곳이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후지TV 플랫폼 사업부의 프로듀서인 타부치 아사코는 캐스팅 이유에 대해 "드라마 제목처럼 2PM으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면서도 꾸밈없는 소탈한 인품을 지닌 황찬성과 일본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의 에이전트 계약도 정해져 더욱더 활약이 기대되는 황찬성을 주연으로 맞이하게 됐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연수 또한 오는 4월 1일 첫 방송 예정인 NHK 아침 드라마 TV소설 '호랑이에게 날개'(虎に翼, 토라니츠바사)로 주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그는 작년 8월 인스타그램에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에 건너온 유학생 최향숙 역을 연기하게 되었다"라고 직접 발표했다.

NHK는 일본 공영방송. 특히 '호랑이에게 날개'가 편성된 시간대인 아침 드라마는 지난 1961년부터 시작된 장수 TV 시리즈로 일본 당대 최고 스타들이 거쳐갔다. 한류 스타로는 류시원이 최초로 2007년 '점점 맑음'에 등장했으나 이는 특별출연이었다.

'호랑이에게 날개'는 1930~1940년대 전쟁이 한창이던 일본을 배경으로 최초의 여성 법학전문 학교에서 탄생한 법조인들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극 중 하연수가 연기할 최향숙은 주연 토모코 역의 이토 사이리에게 법을 배우는 인물로, 일본 명문대에 진학한 만큼 능숙한 일본어 연기도 펼친다.

하연수는 "저도 일본으로 활동 거점을 옮겼을 뿐, 오로지 도전하는 나날을 계속 보내고 있어 이번 역할과의 연결에 운명을 느끼고 있다. 최향숙 캐릭터는 온화하고 세심하고 시대와 사회의 역풍에 빠지지 않고 꿈을 좇아가는 평범한 여성이다. 유연한 힘이나 내면의 열정, 귀여움이나 소박함을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 최향숙을 제일 '최향숙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연기를 마주 보고 싶다. 시청자 여러분의 평소 아침에, 최향숙으로 얼굴을 보일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남다른 소회를 이야기했다.

일본에서 인기 높은 그룹 초신성 출신 윤성모도 하연수가 연기할 최향숙의 오빠 최윤철 역할로 출연한다.

일본 영화계에서 톱배우로 자리잡은 심은경, 사진제공=팡파레일본 영화계에서 톱배우로 자리잡은 심은경, 사진제공=팡파레
최근 일본 내 한국 배우 전성시대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또 하나 있다. 배우 심은경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 2019년 영화 '신문기자'를 시작으로 활동무대를 일본으로 옮긴 심은경은 2020년 '블루아워', 2023년 '동백정원'에 잇달아 출연, 각종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현지인 못지않은 언어 구사력을 무기로 완벽한 일본 대사 연기를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일본내 유명 감독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캐스팅 0순위에 오를 만큼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주하씨는 "전세계적으로 OTT가 주요 콘텐츠 플랫폼이 되면서 콘텐츠소비의 국경이 없어지며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높은 인기를 누리는 K-콘텐츠의 주역인 한국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 내에서 한국 배우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횹사마' 채종협의 폭발적인 인기를 볼 때 '겨울연가'가 일으킨 한류열풍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배용준-최지우 못지않은 대형 한류스타가 탄생할 조짐이다"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