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집현동에 서울대 등 주요 대학 공동캠퍼스 공사현장. 정부는 오는 9월 개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사진=조성준 기자
특히 이번 사태는 원자잿값 급등의 파장이 대학가를 덮친 첫 사례다. 무엇보다 학사일정 차질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 등 각종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공동캠퍼스는 세종시 집현동에 연면적 5만8111.43㎡ 규모로 대학입주공간 5개동,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통합주차장 등 9개동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당장 9월 서울대·충남대·충북대·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에 이어 2026년 공주대, 2029년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 총 7곳이 단계적으로 들어오는 청사진이다.
지난 2022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공동캠퍼스 건설공사를 수주한 대보건설이 LH와 공사비 증액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달 초 공사를 중단했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공사 중단으로, 현재 공정률은 70~80% 수준으로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세종 관가 안팎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서울대는 이미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KDI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등은 개교를 아예 내년 초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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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현동에 서울대 등 주요 대학 공동캠퍼스 공사현장. 정부는 오는 9월 개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사진=조성준 기자
대보건설은 계약 당시 공사비는 750억원이었는데 3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LH는 대보건설이 애초 CMR(CM at Risk·시공책임형건설사업관리)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공사비 인상분을 포함한 설계 전반을 충분히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공동캠퍼스가 세종시에 들어선다는 이유로 사실상 행복청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다. 당장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여당 안팎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충청 지역의 한 국립대 교수는 "여론에 떠밀려 공동캠퍼스가 개교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반쪽 개교에 그칠수 밖에 없어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사비 갈등으로 인한 교육계가 피해를 입은 첫 사례인 만큼 관계 부처간 대한상사중재원 활용 등 적극적인 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집현동에 서울대 등 주요 대학 공동캠퍼스 공사현장. 정부는 오는 9월 개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사진=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