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케미칼 TPC 데모 플랜트 외관
지난달 23일 애경케미칼 울산공장에서 만난 이종화 공장장(전무)은 최근 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에 빠진 속에서도 2025년까지 1000억원 수준의 돈을 투자해 TPC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TPC는 강철보다 가볍고 단단한데다 난연성까지 갖춰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의 주 원료다. 아라미드 중합체 1㎏을 만들 때 850g이 필요할 정도로 중요한 소재다.
TPC는 회심의 한 수에 가깝다. 애경케미칼은 2010년대 중반부터 TPC 관련 연구를 시작해 독자적 기술을 만들고, 2020년에는 울산공장에서 데모 플랜트를 가동했다. 중국이나 인도 기업과 달리 오염 배출이 없는 공법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방식은 '열(熱) 공법'에 가까워서, 이산화황(SO2)과 염화수소(HCL)와 같은 유해 가스가 발생했다. 애경케미칼은 '광(光) 공법'을 통해 이산화황 가스 발생을 억제하면서도, 동시에 염화수소를 포집해 염산을 만들었다.
애경케미칼 TPC 데모 플랜트 외관
승산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일단 국내 최초의 TPC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등 아라미드 제조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라미드는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광케이블, 항공 및 우주 소재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라미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36년까지 국내 9.1%, 해외 4.1%에 달할 전망이다.
애경케미칼은 이 슈퍼섬유 밸류체인의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지구 온난화가 화두인 상황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려면 무조건 가볍고 튼튼한 소재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 소재 중 하나가 아라미드로, 용도는 계속 개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경케미칼 TPC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