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라이즈-'하이브' 투어스, 5세대를 이끌어 갈 쌍두마차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3.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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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 플레디스/사진=SM, 플레디스


최근 몇 년간 K팝은 '걸그룹 전성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왔다. 이렇게 걸그룹의 활약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건 신인 그룹들의 활약이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이그룹은 이미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그룹이 꾸준하게 성장했을 뿐, 신인 그룹 중에서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그룹이 부족했다. 그러나 명가는 달랐다. SM과 하이브에서 선보인 신인그룹 라이즈와 투어스는 데뷔를 통해 남다른 임팩트를 남기는 데 성공하며 5세대 보이그룹의 약진을 이끌어갈 쌍두마차로 도약했다.

먼저 데뷔한 그룹은 지난 9월 데뷔한 SM의 라이즈(RIIZE)다. 선공개곡 '메모리즈'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라이즈는 데뷔 싱글 '겟 어 기타'로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며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지는 싱글 '토크 색시'와 '러브 119'는 데뷔 싱글의 기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투어스 역시 남다른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1월 22일 발매된 투어스의 데뷔 앨범 '스파클링 블루'는 초동 판매량 26만 881장을 달성했다.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음원 차트에서의 선전이다.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발매 직후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발매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하락세는 느껴지지 않고 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등을 론칭한 전통의 보이그룹 명가 SM에서 선보이는 신인 라이즈와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을 보유한 신흥 보이그룹 명가 하이브의 투어스는 데뷔 전 자신들에게 쏟아졌던 기대를 이겨내고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각자가 가진 매력이 다양하지만,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면 묘하게 닮은 구석도 많이 있다.



/사진=SM, 플레디스/사진=SM, 플레디스
가장 큰 공통점은 대중성에 많은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 이는 4세대와 5세대의 구분이 아직은 모호한 현시점에서 많은 K팝 팬들이 5세대 보이그룹의 가장 큰 특징으로 삼는 것이기도 하다.

라이즈와 투어스라는 그룹이 가진 의미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Rise'(성장하다)와 'Realize'(실현하다)를 합쳐 만든 라이즈는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해 나아가는 팀'이라는 뜻을 가졌다. 투어스는 ‘트웬티 포 세븐 위드 어스’(TWENTY FOUR SEVEN WITH US)의 줄임말로 ‘언제나 투어스와 함께’라는 뜻을 담아냈다. 앞선 보이그룹들이 자신들 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팬덤을 단단하게 구축하려 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함께'라는 문구를 통해 벽을 허물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는 자연스럽게 음악과 연결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라이즈와 투어스는 독창적이거나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자신들만의 음악 장르를 가지고 있다. 라이즈의 '이모셔널 팝', 투어스의 '보이후드 팝'이다. 콘셉트가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세계관 대신 자신들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독자적인 음악 장르를 내세우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SM은 라이즈의 이모셔널 팝에 대해 "멤버들이 음악에 감정을 담고, 팬들과 함께 진솔하게 성장해 나간다는 뜻을 담은 장르"라고 설명했다. 플레디스 역시 "밝고 청량한 팀 정체성에서 확장한 독자 장르로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럽고 솔직한 투어스만의 친근한 음악적 화법"이라고 정의내린 보이후드 팝을 앞세웠다. 이러한 독자 장르는 단순히 음악을 넘어 성장 서사를 함께 담으며 대중성 안에서 자신들만의 무기가 되고 있다.

/사진=SM, 플레디스/사진=SM, 플레디스
지금까지의 결과물은 청량함과 이지리스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이즈와 투어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음악은 칼군무와 퍼포먼스가 강조되기보다는 그들의 청량함을 앞세우고 있다. 또 음악적으로는 언제나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음악을 주로 채택했다. '보는 음악'보다는 '듣는 음악'으로서의 중요성을 내세운 두 팀의 음악은 대중들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비슷하다고 해서 앞으로 보여줄 것마저 비슷하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공통점을 묶다 보니 비슷한 지점이 도드라질 뿐, 라이즈와 투어스가 다른 그룹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로 대중을 사로잡은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이제 첫발을 디뎠다고 볼 수 있는 라이즈와 투어스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 그리고 그 성장 서사를 어떤 음악으로 보여줄지 많은 팬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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