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인기 실감도 잠시' 추신수, 현역 마지막 스캠 '조기 귀국'으로 마무리 [대만 현장]

스타뉴스 가오슝(대만)=김동윤 기자 2024.03.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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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26일 대만 자이현에 위치한 자이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추신수가 26일 대만 자이현에 위치한 자이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주장 추신수(42)가 현역 시절 마지막 스프링캠프를 조기 귀국으로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하게 됐다.

SSG는 1일 "추신수는 이틀 전부터 장염 증세로 인해 오늘(1일) 연습 경기는 출전하지 않았ㄷ. 컨디션 회복에 대해 코치진과 논의한 결과, 앞으로 대만 2차 캠프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고 국내에서의 빠른 회복 및 식이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1일) 저녁 비행기로 한국으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의 마지막 스프링캠프라는 걸 생각하면 아쉬운 마무리다.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KBO 최저 연봉 계약 및 연봉 전액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대신 이숭용 감독의 요청에 따라 SSG의 새 주장이 됐다.



스프링캠프는 주장으로서 첫 공식 행보였다. 선수단 리더로서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25일에는 퓨처스 선수단이 있는 대만으로 이동해 2차 스프링캠프를 이끌었다.

추신수로서는 학창 시절 이후 첫 방문이자, 스프링캠프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만행이었다. 지난 2월 26일 대만에서의 첫 훈련을 마친 추신수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중, 고등학교 때 대회로 대만에 온 이후 처음이다. 플로리다에서 하루 휴식 후 대만으로 왔는데 확실히 쉽지 않다. 그동안 몸을 잘 만들었는데 비행기가 연착되는 등 이동에 하루 이상 걸려서 몸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진정한 마지막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도 추신수는 담담했다. 그는 "은퇴 시즌이라도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마무리할 때쯤에는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똑같다. 다만 플로리다 캠프에서 '올해가 마지막이구나'라고 2~3번 정도 느낀 것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기도 쉽지 않은데 나는 내가 좋아하고 어릴 때부터 해오던 걸 하면서 많은 걸 얻었다. 또 많은 팬에게 관심과 사랑도 받아서 행운아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대만 현지 야구팬들이 26일 대만 자이현에 위치한 자이시립야구장 앞에서 줄을 서 추신수(빨간 옷)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대만 현지 야구팬들이 26일 대만 자이현에 위치한 자이시립야구장 앞에서 줄을 서 추신수(빨간 옷)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추신수(가운데)와 퉁이 라이온스 관계자들이 28일 대만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연습경기를 마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추신수(가운데)와 퉁이 라이온스 관계자들이 28일 대만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연습경기를 마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컨디션 조절의 어려움도 잠시, 추신수는 뜻밖의 환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SSG의 첫 훈련이 있던 자이시립야구장에는 선수단 도착 무렵부터 대만 현지 야구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 추신수와 선수들을 기다렸다. 그중에는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시절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유니폼과 모자를 입은 팬도 있어 그들이 누굴 가장 기다리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약 30여 명의 대만 야구팬들은 야수조 훈련이 끝나기까지 약 4시간이 걸렸음에도 기다리고 사인을 받았다.

경기장에서도 추신수는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SSG는 27일, 28일 타이난시에 위치한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퉁이 라이온스와 두 차례 연습 경기를 가졌다. 추신수는 27일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날카로운 타구와 함께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해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홈팀 응원석만 입장이 허용된 가운데 많은 팬이 SSG 경기를 관람했다. 28일 경기 후에는 퉁이 선수단이 앞다퉈 추신수와 인사를 요청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먼저 귀국을 선택한 추신수는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다.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아마추어 국제 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추신수는 24년의 프로 생활을 올해로서 마감한다. 메이저리그 16시즌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기록했다.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할 때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최고액인 7년 1억 3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2021년 시즌 시작을 앞두고 SK(현 SSG)를 통해 전격 한국 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이후 3년 동안 361경기 타율 0.260, 49홈런 168타점을 올리면서 2022년 SSG의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를 이끌었다. 그리고 그 대단한 여정의 편린을 대만에서 확인하고 떠나는 추신수다.

추신수는 대만 팬들의 응원에 "매우 놀랍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만에서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직접 겪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더 많이 알아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팬분들께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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