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팔 투입·창고 자동화…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광양(전남)=박미리 기자 2024.02.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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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0만대분' 단일공장 세계 최대 양산능력
하이니켈 NCA 양극재 공장 착공…모두 삼성SDI로

지난 22일 찾은 전남 광양 율촌제1산업단지. 드넓은 평지 위에 자리한 포스코퓨처엠의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가 위용을 뽐냈다. 원료 공급부터 리사이클링(재활용)까지 양극재 생산을 위한 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내재화한 공간이다. 핵심은 단연 이차전지 원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양극재 생산공장이다. 연 생산능력 9만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양산능력을 갖춘 곳이다. 60kWh 규모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소성, 양극재 생산 메인 공정…쉴 새 없이 움직여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부공장장이 22일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공정의 중요성과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부공장장이 22일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공정의 중요성과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전구체와 리튬을 섞은 양극재 원료에 뜨거운 열을 가하는 소성 작업이 한창이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고온의 열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소성 공정이 메인이기 때문에 공장 내 온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길이 55m, 베이지색 소성로에 다가가 빼꼼히 안을 들여다봤다. 새까만 양극재 가루를 편편하게 담은 흰 도가니(Sagger)가 한 줄에 4칸씩 3층으로 쌓아진 채 쉴 새 없이 옮겨졌다. 공장 한 켠에는 소성로 입장을 앞둔 도가니, 소성로에 들어갔다가 나온 도가니가 쌓여 있었다. 리튬이 수분에 민감한 탓에 도가니는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이 공정은 로봇팔이 담당했다. 김대완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공장 부공장장은 "사람이 교체 작업을 하면 질환이 올 수 있을 정도로 도가니 갯수가 많다"고 했다.



소성부터 양극재가 만들어지기까지는 3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완성된 양극재와 필수 원료들은 공장 바로 옆 자동화 창고로 이동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동화 창고 안은 따뜻했던 공장과 달리 서늘했다.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온도, 습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부공장장은 "제품이 수분과 외부 이물에 취약해서 폐쇄적으로 공간을 운영한다"며 "한 켠에 큰 항온제습기를 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내 약 1만 2천톤의 원료와 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자동화창고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내 약 1만 2천톤의 원료와 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자동화창고 모습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자동화 창고 안에 각 8층으로 이뤄진 12개의 라인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모든 칸에는 흰색과 녹색 포대가 놓여 있었다. 흰색은 양극재 생산을 위한 원료, 녹색은 반제품 혹은 완제품을 담은 포대다. 혼돈을 막기 위해 색에 구분을 뒀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만든다. NCM·NCMA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제너럴모터스) 미국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NCA는 삼성SDI 등에 보내진다.

하이니켈 NCA 양극재 착공…"적기적절 투자"
포스코퓨처엠 (281,000원 ▲500 +0.18%)은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 내 양극재 공장 추가 건설도 결정했다. 고부가가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이다. 연산 생산능력 5만2500톤. 전기차(60kWh) 58만여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전량 삼성SDI에 공급된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 등은 이날 착공식에 참석해 시작을 알리는 첫 삽을 떴다. 해당 공장은 2025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이 22일 오전 전남 광양에서 'NCA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다섯 번째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  /사진=박미리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22일 오전 전남 광양에서 'NCA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다섯 번째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 /사진=박미리 기자
하이니켈 NCA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아 전기차 고성능화 추세에 맞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월부터 광양 양극재 공장 일부 라인에서 하이니켈 NCA 양극재를 생산에 돌입했다.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 포항과 광양에 전용 공장이 각각 준공되면, 포스코퓨처엠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8만2500톤으로 늘어난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공장에서 단결정 양극재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단결정 양극재는 원료를 하나의 입자 구조로 결합해 배터리의 열 안정성, 수명 등을 높이는 소재다.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소재 중에서도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소재"라며 "차별화 한 양극재 소재 기술을 확보해야 최고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고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별화 한 기술을 바탕으로 성능, 절대적 품질, 월등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포스코퓨처엠이 세계적인 양극재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기술 개발, 원소재 수급, 투자 등 다방면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NCA 양극재 생산체제를 확대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차질없이 대응하겠다"며 "글로벌 탑티어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도약해 포스코그룹 친환경 에너지 소재 사업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투자가 시작된 공장은 2~3년 뒤 양산이 시작된다"며 "현재 이차전지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기에 적절한 투자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가 22일 오전 전남 광양에서 열린 'NCA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가 22일 오전 전남 광양에서 열린 'NCA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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