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 안녕 얘들아"…다급한 바이든, '중국 앱' 틱톡 문 열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2.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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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권자 공략…정부 지침과 방향 달라 비판도 이어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틱톡 계정. 한국시간 13일 오전 10시 현재 팔로워는 약 6만5000명이다./사진=틱톡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틱톡 계정. 한국시간 13일 오전 10시 현재 팔로워는 약 6만5000명이다./사진=틱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 계정을 열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에 다가가기 위한 것이지만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 사용을 제한하려는 정부 지침과 상반되는 행보라 논란도 예상된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11일(현지시간) '@bidenhq'라는 아이디로 틱톡에 계정을 개설한 뒤 약 이틀 동안 네 개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대선에서 큰 힘을 발휘했던 친근한 '엉클 조' 이미지를 강조하는 영상과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권 제한, 나토 위협을 비판하는 영상이었다.



"lol hey guys(ㅋㅋㅋ 안녕 얘들아)"라는 소개글이 붙은 첫 영상엔 바이든 대통령이 스웨터와 슬랙스의 편안한 차림으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과 관련해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슈퍼볼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와 공개 열애 중인 트래비스 켈시가 속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우승하도록 조작하고, 마지막에 스위프트가 등장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선언할 것이란 공화당 측 음모론에 대해선 "내가 말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희화해 만든 캐릭터 '다크 브랜든(Dark Brandon)'도 등장했다. 당초 다크 브랜든은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으나, 역으로 바이든 캠프는 나이 많고 지루하다는 바이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악당 느낌의 이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희화하한 밈 '다크 브랜든'/사진=틱톡바이든 대통령을 희화하한 밈 '다크 브랜든'/사진=틱톡
바이든 캠프의 틱톡 전략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층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1억7000만명 넘는 이용자를 거느린 틱톡은 특히 젊은층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된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18~29세 미국인 가운데 약 3분의 1이 틱톡을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18~29세 유권자들에게서 약 60%의 표를 얻으면서 승리했지만 최근엔 젊은층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말실수가 잇따른 데다 기억력 문제를 지적한 특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인지력 저하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한편 바이든 캠프의 틱톡 이용은 틱톡 퇴출을 압박하는 정부 지침과 상반되는 것이라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연방 정부 차원에서 틱톡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미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당)은 "우리는 여전히 틱톡을 금지한 인도를 따를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틱톡과 관련해) 엇갈린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존 커비대변인은 틱톡 사용과 관련해 "정부 기기에서 틱톡 이용에 따른 안보 우려에 대해 변한 건 없다"면서 "해당 정책은 계속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캠프 측은 성명을 내고 틱톡 사용 기기에서 "강화된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메타의 인스타그램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트루스소셜을 포함해 "우리는 유권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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