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화상회의에 속아 340억 송금한 홍콩 금융사 직원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02.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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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명의로 '비밀거래' 요청한 뒤 딥페이크로 가짜 화상회의 주최…피싱 의심했다가도 속아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홍콩에서 금융회사 직원이 딥페이크 영상에 속아 수백억원을 송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직원의 동료들 얼굴을 딥페이크로 만들어내 가짜 화상회의까지 주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한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당국은 지난 2일 언론브리핑에서 한 다국적 금융기업 직원이 딥페이크 영상에 속아 2억 홍콩달러(340억원)를 송금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직원은 영국 본사 CFO라고 밝힌 이로부터 비밀 금융거래를 처리해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처음엔 피싱 메일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화상회의에 참여한 동료들이 CFO의 이메일과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본 뒤 의심을 풀었고, 이메일 내용대로 2억 홍콩달러 송금을 처리했다.

그러나 이 직원이 화상회의에서 본 동료들의 모습은 전부 딥페이크로 꾸며낸 가짜였다. 직원은 뒤늦게 거래 사실을 본사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홍콩 경찰은 딥페이크로 가짜 영상을 만들어 낸 뒤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6명을 체포했다고 했다.

분실 신고된 신분증 8개를 이용해 가짜 신분을 만들어낸 뒤 은행에 계좌 54개를 개설, 90건의 대출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중 신분증에 찍힌 증명사진을 딥페이크로 합성해 안면인식 인증 시스템을 피해간 사례도 최소 20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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