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상반기'만 버티면…수요 부족? 성장률은 20% 이상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1.30 05:56
글자크기
K-배터리 '상반기'만 버티면…수요 부족? 성장률은 20% 이상


올해 상반기가 배터리 업황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이 나아지는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게 배터리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632억원이었다. 이 중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는 6768억원이었다.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조4864억원으로 집계됐다. AMPC 적용이 없었던 전년 영업이익(1조2140억원) 대비 22.4%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전방 수요 증가세 둔화, 메탈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연간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2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AMPC가 없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전 세계에서 170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판매 추정치는 1400만대 수준이다.



배터리 수요 증가세 둔화의 영향은 여전하다. 글로벌 고금리, 높아진 전기차 침투율, 충전 인프라 미비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엮이며 발생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이 강화되는 2025년부터 업황 반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는 상저하고가 뚜렷할 전망"이라며 "2024년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와 낮아진 전기차 소비자가격(MSRP)이 자극할 신규 수요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배터리 기업들의 이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주범인 메탈 가격 하락 이슈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끝'이 보인다는 평가다. 배터리 주 원료인 리튬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5분의 1' 토막이 났다. 배터리 가격은 메탈 가격에 연동하는데, 과거 비싸게 확보해놓은 리튬 등을 활용해 값싼 배터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하지만 리튬 가격은 최근 한 달이 넘도록 1㎏ 당 86.5위안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가 80~90위안 사이에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면 배터리 기업들의 이익률이 반등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까지 주요 메탈 가격 흐름은 올해 2분기까지 배터리 판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메탈 가격의 하락세는 과거 대비 배터리 가격부담을 완화시키고 있기에, 현재 완성차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재확보(Re-stocking) 수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미국 정부가 전기차를 살 때 주는 IRA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구매 시점'에 지급하는 점도 전기차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기존에 IRA 보조금을 사후 연말정산 형태로 지급했던 것과 차이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지역의 경우 전기차 침투율이 여전히 10% 수준에 불과해 유럽(20% 이상)에 비해 높다"며 "배터리 3사가 최근 북미 투자에 집중했던 만큼, 과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