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성북구의 A 룸카페. 나이 검사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사장이 눈대중으로 판별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실제 A 룸카페를 방문하자 별도의 검사 없이 손쉽게 입장할 수 있었다. 천장은 뚫려 있었지만 방마다 개별 문이 설치된 상태였다. 문에는 반투명 시트지가 붙어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다./사진=민수정 기자
"따로 검사 안 해요. 그냥 오시면 돼요."
25일 서울 성북구의 A 룸카페. '출입시 신분증 검사를 하냐'고 묻자 관계자가 이같이 답했다. 나이 검사를 어떻게 하냐고 재차 확인하니 사장이 눈대중으로 판별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실제 A 룸카페를 방문하자 별도의 검사 없이 손쉽게 입장할 수 있었다. 천장은 뚫려 있었지만 방마다 개별 문이 설치된 상태였다. 문에는 반투명 시트지가 붙어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서울 성북구의 B 룸카페는 복도를 따라 여러 개의 방이 이어졌다. 천장이 막혀 있고 각방에 문이 설치돼 있어 문을 닫으면 완전한 밀실이었다. 문에 설치된 작은 창문에는 종이가 붙어 있거나 검은색 천 등이 덧대 있었다. 청소년용 방은 창문이 가려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창문 크기가 작아 가까이 가지 않으면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려웠다./사진=민수정 기자
이날 방문한 룸카페는 모두 청소년 출입 가능 업소였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 고시에 따르면 룸카페의 경우 벽면과 출입문의 투명창 일부나 전체에 커튼, 반·불투명 시트지 등 어떤 것도 설치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다. 나이 검사를 하는 곳도 없어 성인과 구분이 어려운 청소년이 방문하거나 성인이 청소년과 함께 방문할 경우 제재를 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문제는 무인 룸카페 등 관리가 더 어려운 새로운 룸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성북구에도 무인 룸카페가 있었으나 최근 문을 닫았다. B 룸카페 관계자는 "주변에 무인 룸카페가 있었는데 청소년들 사이 사건이 많아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해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룸카페를 규제하기 쉽지 않기에 운영 고시가 잘 지켜지도록 업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유해업소가 아닌 자유업종이기 때문에 무작정 룸카페를 폐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운영 고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업주들을 상대로 신고 등에 관한 교육을 지속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인권단체 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 역시 "유해업소로 지정하더라도 청소년들이 출입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며 "양육자나 교사, 청소년 주변에 있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보호하거나 아이들에게 교육하고 경찰 등 지역사회가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