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도체 뿐이네"…코스피 1% 올랐는데 뒷맛 씁쓸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1.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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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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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1% 넘게 올라 2470선을 회복했다. 대만 TSMC 호실적이 촉발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믿음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2.70포인트(1.34%) 오른 2472.74를 기록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반도체, IT기업 위주로 크게 오른 여파로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막판까지 강세를 유지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6845억원 순매수해 이날 지수를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85억원, 2327억원 팔았다.

이날은 반도체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도체만 눈에 띄었다. 코스피 업종 중에서는 전기전자가 2%대 넘게 상승해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 업종 중에서도 반도체가 4.66% 상승해 가장 오름폭이 컸고 IT H/W는 3.45%, 인터넷도 2.10% 올랐다.



전날 대만 TSMC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데다 AI(인공지능) 모멘텀으로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연간 최고치로 제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었다.

그동안 주춤하던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는 대만 TSMC 덕분에 전일대비 2200원(3.07%) 상승해 7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175,400원 ▼2,600 -1.46%)도 2.94% 올라 14만200원에 마감, 14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 언팩 2024'을 열고  최초의 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 언팩 2024'을 열고 최초의 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반도체 장비주인 HPSP (37,250원 ▼2,050 -5.22%)가 8%대 , 리노공업 (293,000원 ▼1,500 -0.51%)이 5%대 강세를 보였고 이오테크닉스 (250,500원 0.00%)는 13%대 뛰었다.


2차전지주는 이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388,500원 ▼4,500 -1.15%), POSCO홀딩스 (398,000원 ▼5,500 -1.36%), LG화학 (396,500원 ▼5,500 -1.37%)은 나란히 1%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 (282,500원 0.00%)은 2%대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 (220,500원 ▼2,500 -1.12%)에코프로 (99,000원 ▼2,100 -2.08%)가 각각 3%, 4%대 빠졌고, 엘앤에프 (150,300원 ▼4,700 -3.03%)도 4%대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는 6거래일 만에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1% 상승했다"며 "최근 낙폭과대 인식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는데, 특히 시가총액이 큰 반도체 빅2에 집중돼 코스피가 두 종목에 온전히 의존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두 종목의 지수 상승 기여도는 각각 22포인트, 4.5포인트로, 이날 코스피 상승분(32.70포인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증시가 반등하긴 했지만 반도체 위주의 쏠림 장세여서 전체 증시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증시 향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정책과 기업 실적에 달려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글로벌 주식시장은 3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개별 기업 실적 발표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며 "특히 23일 넷플릭스, 24일 테슬라, ASML, IBM, 25일 인텔,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실적발표를 앞두고 종목 장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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