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과거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의 명예를 뒤로하고 몰락했다. 반등의 계기가 될줄 알았던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흥행 참패로 투자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부활을 이끌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며 눈높이를 낮춘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216,500원 ▲1,000 +0.46%)는 전 거래일보다 2800원(1.45%) 내린 19만8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날 6.25% 급락 마감한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1년 2월8일 기록한 역대 장중 최고가(104만8000원)와 비교해서는 82% 떨어진 주가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을 견인했어야 할 TL이 국내에서 기대 이하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개발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작 부진에서 파생돼 나오는 우려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가 부담을 더했다. TL 출시 영향으로 마케팅비가 크게 늘었다. '배틀크러쉬', '블레이드앤소울S', '프로젝트G' 등 출시 대기 중인 모바일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는 상황에서, 영업비용 규모가 커지면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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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재료 부족한 엔씨…목표가 '줄하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21년 5월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를 마치고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소2'에 이어 TL까지 흥행에 실패함에 따라 올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 위축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대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영진 교체, 사업 구조조정이 맞물린 쇄신에 기대를 건다. 오 연구원은 "김택진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부사장과 부인 윤송이 사장의 본사 직위를 해임하며 가족 경영에서 탈피했다"며 "저수익 사업부 철수를 통해 경영 정상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