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다, 쉬어가자"…악재 없는데 3대 지수 1%대 하락[뉴욕마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3.12.2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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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월가 /AFPBBNews=뉴스1미국 뉴욕 월가 /AFPBBNews=뉴스1


다우존스지수가 10거래일 만에 4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2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1% 이상 떨어졌다.

국채수익률도 하락하고 경제지표도 호조로 나타나는 등 특별한 악재는 없었으나 장기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으로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지수는 475.92포인트, 1.27% 하락한 3만7082.00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70.02포인트, 1.47% 내려간 4698.3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하락률은 지난 9월 이후 최대다. 이날 S&P500지수 가운데 단 9개 종목만이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225.28포인트. 1.5% 떨어진 1만4777.94를 나타냈다.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9% 급락했다.



이날 국채수익률은 하락했으나 증시는 이와 무관하게 움직였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876%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9% 밑에서 마감하기는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내년 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 있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은 70%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까지 미국 증시는 강력한 랠리를 누리며 다우존스지수는 5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월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3일 사상최고치에 0.6%까지 근접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이 가파른 상승에 뒤따른 숨 고르기라고 진단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피터 카르딜로는 마켓워치에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이날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오후 들어 투자자들이 과매수 상황에 대해 반응하며 "약간의 일시 정지"가 발생하면서 랠리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국채수익률 하락에 반응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 같지만 증시가 잠깐의 조정 뒤에 다시 랠리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볼트 인베스트먼드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키이스 부크넌은 CNBC에 "시장이 과매수됐기 때문에 이런 조정은 현재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따라서 오늘 조정은 펀더멘털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기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로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에릭 스터너는 마켓워치에 "증시가 놀라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역사적인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에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가 경착륙 할지 연착륙 할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소비자 지출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 11월 기존 주택 판매건수는 0.8% 늘어난 382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주택 판매건수가 1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상반된 것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하락이 주택시장에 훈풍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 보드의 1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110으로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 움직임을 보면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페덱스가 12% 이상 떨어지며 S&P500지수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이 와중에 장 중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1.2% 상승 마감했다.

애플이 1.1% 하락하고 테슬라는 3.9%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AMD도 3%대 하락률을 보였다.



유가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며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0.4% 오른 74.22달러를 나타냈다. 영국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0.6% 상승한 79.70달러로 8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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