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7조 하림, 26조 HMM 품고 재계 13위로…'승자의 저주' 피할까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12.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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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사진=뉴시스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사진=뉴시스


하림그룹이 국내 1위 해운사 HMM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가격상한폭까지 올랐다. 반면 하림그룹의 계열사이자 금번 인수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팬오션은 주가가 급락했다.

19일 증시에서 하림 (2,750원 ▼20 -0.72%)은 가격상한폭까지 오른 3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림지주 (5,090원 ▼140 -2.68%)(14.14%)와 HMM (16,270원 ▼530 -3.15%)(5.07%)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반면 팬오션 (3,380원 ▼160 -4.52%)은 전 거래일 대비 460원(10.10%) 내린 40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KDB산업은행은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과 JKL컨소시엄을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기존에 보유한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1위·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지난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은 바 있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 국내 1위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했다. 하림그룹이 HMM과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산총액은 기존 17조원에서 43조원으로 불어나며 CJ그룹(40조7000억원)을 넘어선다. 재계 순위는 27위에서 13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하림그룹의 해양 포트폴리오는 강화될 수 있지만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림그룹의 자산(약 17조원)이 HMM(약 26조원)보다 적고 인수금액도 하림의 현금 보유액 10조원의 60%에 달하는 6조4000억원이라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운 불황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하림과 하림지주 주가는 올랐지만, 팬오션 주가는 급락했다. 당장 팬오션의 경우 대규모 증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팬오션이 유상증자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HMM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은 54.7%인데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610억원에 불과해 증자 시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마켓퍼폼)'로 목표주가는 7000원에서 4500원으로 하향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HMM 매각으로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선 안 된다며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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