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몸무게 15㎏ '쏙' 주사 일본은 37만원 출시…한국은?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11.28 16:02
글자크기

노보노디스크 비만약 '위고비', 내년 2월 일본 출시
전 세계 6번째 출시 국가… 1달 처방 비용 40만원 안 돼
국내 도입은 요원… 보험 미적용으로 가격도 비쌀 듯

한방에 몸무게 15㎏ '쏙' 주사 일본은 37만원 출시…한국은?


주 1회 주사로 몸무게 15㎏을 빼는 약이 내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출시된다. '위고비'(Wegovy)라는 약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일본에서 런칭한다. 1달 처방 가격이 37만5000원. 미국의 처방 비용 170만원과 비교되는 액수다. 이웃 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위고비의 한국 판매 시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의 6번째 출시국이 일본이라고 발표했다. 출시일은 내년 2월22일이다.



위고비의 아시아 시장 첫 데뷔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의미가 있다. 위고비는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약 2000명 가까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 약은 참가자의 체중을 15.3㎏ 줄였다. 주 1회 주사해 68주차가 지난 후의 결과다.

환자 평균 몸무게는 105.4㎏이었다. 68주 후 몸무게가 90㎏가 됐다. 체중이 15%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47.9%다. 허리둘레는 평균 114.6㎝에서 13.5㎝가 줄었다.



지금까지 위고비는 미국을 시작해 덴마크,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에서 출시됐다. 일본이 전 세계에서 6번째, 아시아 최초로 위고비를 판매하게 됐다. 일본에서의 위고비 출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아시아는 서구권 국가보다 비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일본은 전 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일본인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위고비를 이용할 수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0.25㎎ 용량 기준으로 일본에서의 1달(4주 기준) 약값이 7504엔(약 6만5000원)이라고 밝혔다. 2.4㎎ 용량의 1달 가격은 4만2960엔(약 37만5000원)이다.

환자는 초기에 위고비 0.25㎎ 용량을 투약하다가 서서히 증량한다. 이후 주 1회 2.4㎎ 용량을 꾸준히 맞으며 유지한다. 실질적으로 2.4㎎ 용량의 4주치 비용이 1달 약값인 셈인데 일본에선 채 40만원이 되지 않는다.
한방에 몸무게 15㎏ '쏙' 주사 일본은 37만원 출시…한국은?
이는 미국의 위고비 약값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 위고비 1달 처방 비용은 1349달러(174만6000원)로 알려졌다. 1년간 투약하면 약 2100만원에 달한다. 할인이나 사보험 등은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으면 개인이 부담하기에 큰 액수다.


의약품 가격은 각 나라의 보험 제도에 따라 갈린다. 일본인들은 보험 적용으로 위고비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미국에 비해 싼 가격으로 의약품 혜택을 볼 수 있는 이유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의 위고비 출시 소식이 들리면서 국내 마케팅 시점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위고비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일찌감치 허가받았다. 다만 국내 출시 시점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출시하더라도 국내에선 비만약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에 일본처럼 싼 가격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만에 처방되는 삭센다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출시가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위고비의 공급 이슈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고비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수요 때문에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세마글루티드는 위고비뿐만 아니라 당뇨약인 '오젬픽'의 성분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 비만약 돌풍으로 세마글루티드 성분이 부족해지면서 오젬픽을 못 구해 당뇨인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5월부터 미국에서 위고비의 공급량을 제한했다. 또 위고비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프랑스 생산 공장에 3조원을 투자했다. 한국노보노디스크 측은 위고비의 한국 출시와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