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 언저리에서 어느덧 4.4%대까지 하락했고 고공행진하던 유가도 수요둔화 우려 속에 7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한축을 담당하던 견실한 고용(비농업고용, 실업률 등)마저도 모두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하회하며 더 이상 비빌 언덕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미국 신차, 중고차 가격은 노동자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모두 하락했고, 원자재 가격과 관련된 다우존스 커머더티 지수 역시 고점대비 20%이상 하락했다.
그런데 이런 디플레이션 주장에 대해 미국의 견조한 성장률을 예로 들며 반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허나 지금 미국 경제상황은 과거와 달리 한꺼번에 침체에 빠지는 상황이 아닌 한 부문에서 시작된 경제 둔화가 점차 다른 부문까지 연쇄 전이될 수 있는 '롤링 리세션' 구간에 있다고 판단한다. 롤링 리세션은 일반적인 경기 침체보다 경제적 충격이 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경기 판단을 부정확하게 만들고 경제 전망이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디플레이션 구간도 기본적으로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 조심해야 하지만 변수로 둬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AI(인공지능)와 로봇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진보효과다. 앞으로는 이 부분이 경제를 떠받칠 수도 있기에 변수로 둬야한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실적이 양호한 테크기업 주식, 현금가치 하락을 대비한 금, 부동산, 비트코인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금리 하락을 대비해 장기물 국채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자산 또한 변동성과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주의를 기울여 투자해야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