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플레이션? 문제는 디플레이션이야!

머니투데이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차장 2023.11.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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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켓의 기본 관심은 인플레이션이다. 그러나 대중들이 인플레이션만 걱정하던 사이 그와 정반대인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간과하고 있다. 10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어느 덧 전년비 3.2%까지 떨어졌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비 1.3%까지 떨어져 그 맹위가 한풀 꺾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 언저리에서 어느덧 4.4%대까지 하락했고 고공행진하던 유가도 수요둔화 우려 속에 7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한축을 담당하던 견실한 고용(비농업고용, 실업률 등)마저도 모두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하회하며 더 이상 비빌 언덕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미국 신차, 중고차 가격은 노동자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모두 하락했고, 원자재 가격과 관련된 다우존스 커머더티 지수 역시 고점대비 20%이상 하락했다.



항공료 또한 10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13.2% 하락했다. 월마트와 타겟으로 대표되는 미국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수요둔화를 경고하고 나섰고 S&P500 기업의 3분의 1이상이 3분기 매출 역성장을 발표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지표들이 과거 상황과 정반대로 나타나는 중이다. 이대로 간다면 미국 CPI도 내년 어디쯤에서는 전월비 기준 역성장까지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이런 디플레이션 주장에 대해 미국의 견조한 성장률을 예로 들며 반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허나 지금 미국 경제상황은 과거와 달리 한꺼번에 침체에 빠지는 상황이 아닌 한 부문에서 시작된 경제 둔화가 점차 다른 부문까지 연쇄 전이될 수 있는 '롤링 리세션' 구간에 있다고 판단한다. 롤링 리세션은 일반적인 경기 침체보다 경제적 충격이 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경기 판단을 부정확하게 만들고 경제 전망이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하는 상황까지 왔을까. 간단히 말해 연준이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 후폭풍으로 연준은 내년 언젠가 금리를 꽤 빠르게 내려야만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판단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다가올 디플레이션 구간을 대비해 어떤 투자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디플레이션 구간도 기본적으로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 조심해야 하지만 변수로 둬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AI(인공지능)와 로봇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진보효과다. 앞으로는 이 부분이 경제를 떠받칠 수도 있기에 변수로 둬야한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실적이 양호한 테크기업 주식, 현금가치 하락을 대비한 금, 부동산, 비트코인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금리 하락을 대비해 장기물 국채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자산 또한 변동성과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주의를 기울여 투자해야함을 잊지 않길 바란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차장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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