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중국인 가족이 쇼윈도를 들여다보고 있다./사진=바이두](https://orgthumb.mt.co.kr/06/2023/11/2023112310324452085_1.jpg)
23일 중국 현지언론들은 베인앤드컴퍼니의 최근 리포트를 인용해 중국의 명품산업 성장률이 3분기 들어 큰 폭으로 꺾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3분기(7~9월)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3분기 LVMH 매출은 전년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케어링그룹은 1%, 프라다와 에르메스는 각각 13.5%와 10.2%의 성장률을 기록, 역시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꺾였다. 통상 패션 성수기는 고가의 아우터들이 잘 팔리는 4분기지만 여행과 함께 소비가 늘어나는 명품은 다르다. 최대 여행 성수기인 3분기 부진의 충격이 크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장기 중단됐던 2021년 중국 국내시장은 글로벌 명품 판매량의 30%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었다. 해외로 나가질 못하니 국내서 샀다는 건데 중국인들의 명품 구매력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중국 내수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중국경제 하강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베이징 시내 관광지 중 하나인 난뤄구샹(남라고항)을 찾은 중국인들의 모습. /사진=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https://orgthumb.mt.co.kr/06/2023/11/2023112310324452085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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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줄어든 데는 불안한 내수경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기 여파를 덜 타는 초고소득층에까지 경기 부진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명품 소비의 주역인 1965년~1995년생과는 달리 이른바 Z세대(1996년 이후 출생자)들의 소비력이 확연히 약해 장기 부진이 예상된다.
게다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생각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하이난섬(해남도) 전체를 세관감독특별구역(무관세 지역)으로 운영하는 등 명품소비를 국내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에 착안했지만 효과는 현재로선 크지 않아보인다. 여행과 함께 이뤄지는 명품쇼핑 패턴을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여행 특수를 맞고 있는 일본에선 3분기 LVMH그룹 매출이 전년비 30% 늘었고 케어링은 28%, 프라다는 42.2%, 에르메스는 24.1%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유럽 역시 관광산업의 점진적인 회복세에 힘입어 거시경제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베인은 분석했다.
중국 시장 위축으로 전세계 명품 판매도 된서리를 맞을 전망이다. 베인은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이 전년 대비 4% 늘어난 3620억유로(약 512조원)의 총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22년 22% 성장률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내년 역시 성장률이 한 자릿수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