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워 새 주인 다시 찾는다…수의계약 전환 후 매각 진행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11.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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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람코 골든타워 사옥/사진=코람코자산신탁 제공서울 코람코 골든타워 사옥/사진=코람코자산신탁 제공


골든타워 매각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스턴투자운용과의 매각 협상이 성과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선 이를 두고 대형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IB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본사 사옥인 골든타워 매각을 위해 마스턴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최근 이를 해지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MOU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7일까지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타워 인수를 위해 마스턴투자운용은 SI(전략적투자자) 2~3곳을 확보했으나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골든타워는 서울 핵심 업무지역인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로 국민연금이 100% 출자해 결성된 코크렙NPS제1호의 마지막 자산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앞서 마스턴투자운용과의 MOU 기간을 한차례 연장했으나 이제부터는 공개입찰 방식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계약 담당자가 선택한 특정인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서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상업용 오피스인 타워8도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돼 지난 8월 딜 클로징이 됐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과의 MOU는 일단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마스턴투자운용을 포함해 골든타워 인수를 원했던 잠재적 원매자들을 접촉하며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골든타워 새 주인 다시 찾는다…수의계약 전환 후 매각 진행
IB업계는 이번 골든타워 MOU 해지 배경에 주목한다. 골든타워는 대신자산신탁이 부동산 경기 불황을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며 차순위였던 마스턴투자운용에게 기회가 돌아갔던 건물이다. 인수 희망가도 숏리스트(매각적격후보) 중 3.3㎡당 388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 불황으로 인한 거래 불발과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진 탓에 마스턴투자운용이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20년 당시 선매입했던 인천 저온 물류센터 최종 매입을 거부해 올해 계약금 반환 절차를 진행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6일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의 미공개 직무정보 활용, 펀드 이익 훼손,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펀드 운용과정에서 얻은 부동산 재개발 정보로 수십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다고 판단한 것.



IB업계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이 3~4년 전 물류센터 및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몸집을 키워갔으나 부동산 리테일 경기가 꺾이며 여러 사업장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부 경영 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 김 대표는 이사회 의장, 투자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남궁훈 전 신한리츠운용 대표이사, 홍성혁 대표이사 등이 새로 취임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투명화된 거버넌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성수동 소재 오피스 자산도 선매입하는 등 우량자산을 편입하는 중이고 골든타워도 MOU만 해지됐을 뿐 향후에도 인수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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