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실책은 최소 3위인데 수비효율 '꼴찌'... 수비조련사 '4金'이 나섰다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11.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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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코치. 김민호 코치.


롯데 김태형 감독. 롯데 김태형 감독.
'수비실책 최소 3위'라는 타이틀 뒤에 숨은 그림자, 롯데 자이언츠가 다음 시즌 수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롯데는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68승 76패(승률 0.472)의 성적을 거두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7년 3위(준플레이오프 탈락) 이후 6년 동안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상승세에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한해였다.



시즌 시작 전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34), 투수 한현희(30) 등 FA 3인방과 계약했고, 김상수(36), 이정훈(29) 등 방출선수를 영입해 뎁스를 강화했다. 이에 4월 말 9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에 올랐다. 롯데는 5월까지 승률 0.614를 기록했지만, 6월에만 6연속 루징시리즈를 거두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기 막판 5할 승률이 붕괴됐고, 8월 말에는 래리 서튼(53) 감독마저 건강 문제로 사임하는 등 어수선한 시즌을 보냈다.

롯데는 올해 투·타에서는 평균적인 기록을 보여줬다. 팀 타율 0.265로 10개 구단 중 5위에 올랐고, 팀 득점 역시 653점으로 6위에 위치했다. 다만 팀 홈런 61개로 9위에 머무는 등 장타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OPS 0.700으로 8위에 그쳤다. 마운드에서는 4.15의 평균자책점으로 6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4.14)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볼넷이 532개로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3위에 올랐지만, 삼진 역시 1070개로 2위였다.



니코 구드럼. 니코 구드럼.
주목할 점은 수비 기록이다. 롯데는 올해 10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위치했다. 후반기 영입한 외국인 선수 니코 구드럼(31)이 13개의 에러를 저지르면서 1위 자리는 내줬지만, 시즌 내내 적은 실책 수를 보여주면서 높은 수비율을 나타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올해 롯데의 수비가 리그 상위권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수치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플레이 타구 중 아웃 처리한 비율을 뜻하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수비효율)에서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0.668에 그쳤다. 1위 NC 다이노스(0.707), 리그 평균(0.686)은 물론이고 롯데 바로 위에 있는 SSG 랜더스(0.676)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롯데가 그만큼 잡아줘야 할 타구를 흘려보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DER 1위 NC와 3위 LG 트윈스(0.694)는 실책 개수에서 각각 130개와 128개로 1, 2위에 올랐다. 에러는 많지만, 그만큼 과감한 시도를 통해 아웃을 잡아내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C 주전 유격수 김주원(21)은 올해 30실책으로 이 부문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지만, 큰 경기에서는 연이어 호수비를 펼치며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올렸다.


롯데 전준우(오른쪽)가 외야 수비 중 실책을 범하고 있다. 롯데 전준우(오른쪽)가 외야 수비 중 실책을 범하고 있다.
롯데 선수단을 보면 기록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키스톤 콤비 안치홍(33)과 노진혁(34)은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고, 3루수 한동희(24)는 실책 개수가 줄었지만 다들 수비범위가 넓은 편은 아니다. 중견수 김민석(19)과 우익수 윤동희(20)는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선수여서 타구 판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기에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하는 비율이 낮았던 것이다.

2024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김태형(56) 신임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상대를 질식시킬듯한 수비진을 만들었다. 1루수 오재일-2루수 오재원-3루수 허경민-유격수 김재호로 이어지는 내야진, 그리고 중견수 정수빈이 지키고 있는 외야라인의 안정감은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과 3번의 우승(2015, 2016, 2019년)으로 이끌었다.

김광수 롯데 벤치코치가 선수들에게 펑고를 쳐주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김광수 롯데 벤치코치가 선수들에게 펑고를 쳐주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여기에 김 감독과 함께 롯데로 온 김민호(54) 수비코치도 두산과 LG, KIA 등을 거치며 수비조련사로 이름을 날렸다. 마무리훈련에서 김 코치는 열정적인 태도로 젊은 내야수들에게 수비를 지도하면서 팬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기에 김광수(64) 벤치코치나 김민재(50) 수석코치 역시 선수시절 수비에 일가견이 있었고, 지도자 생활도 길었다.

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수비가 중요하다. 이제 상위권을 향해 나가야 하는 롯데에도 수비력 강화는 중요한 과제다. 과연 새로운 코칭스태프는 롯데의 수비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

수비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 /사진=양정웅 기자 수비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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