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다분히 정치적으로 볼 수 있는 질문에 이 총장은 "검사들이 떠나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봐달라"고 되물은 뒤 검찰의 현실을 얘기했다.
질문이 시작된 '검사 이탈 현상'을 살펴보면 지난해 법복을 벗은 검사는 모두 146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았다. 특히 국감에서 지적한 대로 10년차 이하 젊은 검사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146명 중 41명이 10년차 이하였다. 2021년까지 20명 안팎에 그쳤던 숫자가 곱절로 뛴 이유를 두고 검찰도 연초부터 뒤숭숭했다.
사실 젊은 법조인의 민간행이 검찰만의 문제는 아니다. 법원에서도 법관의 로펌 이직 바람이 거세다. 또다른 검찰 출신 법조인은 "판·검사가 돼도 당면하는 현실은 박봉에 걸핏하면 '정치검찰'이니 '정치판사'니 하는 얘긴데 판·검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혹자는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가 썰렁해졌을 때부터 확인된 탈(脫)공직의 바람이 이제야 법조계에도 불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공무원은 더 이상 벼슬이 아니고 '공직 탈출은 지능순'이 합리로 통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검찰의 최근 부침이 검찰 조직과 검사들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대로 '나쁜 놈을 잡는 검찰'이 약해져서 좋을 사람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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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수사권와 기소권을 모두 쥔 우리 현실에서 검찰에 대한 견제가 '민주'를 지탱하는 축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에서 오가는 것처럼 견제를 넘어 진정성을 겨냥하는 시도가 도움이 된 적은 없다.
이 총장은 이날 국감에서 이렇게도 말했다. "지나치게 진영에 입각해서 검찰이 하는 일이 우리 진영에 도움이 되면 모든 것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됐다고 하면 저희가 설 땅이 없다." 검찰에 대한 얘기를 넘어, 누구라도 뜨끔할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