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J&J)은 24일 새벽(한국 시각) ESMO(유럽종양학회)에서 렉라자의 글로벌 병용요법 임상시험 '마리포사'(MARIPOSA)와 '마리포사2'(MARIPOSA2) 데이터를 구두로 발표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mPFS(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3.7개월이었다.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16.6개월을 기록했다. mPFS는 암이 더는 진행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으로 항암제 효능을 알아보는 대표적인 지표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 투여보다 환자의 사망 위험을 30% 낮췄다.
이상반응 발생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도 렉라자 병용요법이 35%를 기록했다.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14%보다 높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약물 투여 중단이 높다는 부분은 1차 치료제로 렉라자 병용요법을 처방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성공했다. 하지만 경쟁약 타그리소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EGFR 폐암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와 더불어 처방을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의사들은 익숙한 처방 약제를 잘 바꾸려 하지 않기에 J&J이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파고들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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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mOS(전체 생존기간 중앙값) 값에 따라 렉라자 병용요법이 표준 치료제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OS(전체 생존기간)는 암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걸린 시간으로 항암제 효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이번에 OS 값은 데이터 미성숙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마리포사2 임상시험 결과는 더 아쉬웠다. 타그리소 투약 후 내성을 보인 환자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그리고 화학항암제를 2차 치료제로 투여해 효과를 평가하는 게 마리포사2 시험이다. 세 약제를 폐암 환자에 같이 투여했더니 mPFS가 8.3개월을 기록했다. 화학항암제만 투여할 때와 비교해 환자 생존기간이 4개월 이상 늘었기 때문에 효과는 있다. 마찬가지로 약제를 많이 쓰자 부작용 발생률도 높았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이 무려 92%에 달했다.
시장도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지수 다올증권 연구원은 "렉라자 병용요법의 1·2차 치료제 미국 피크(정점) 시장 점유율을 기존 35%에서 30%로 하향 조정한다"며 "렉라자 약가도 타그리소 대비 50%로 할인해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내 FDA(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신청이 예상되고, 임상 성공률을 90%로 높이면서 전체 신약 가치의 변동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한양행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4000원(6.45%) 내린 5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렉라자를 향한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유한양행 주가는 고점이었던 지난 4일 7만9000원에서 2만원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