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바이오유 투자 집중...화학업계 친환경 거점 된 이곳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9.2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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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사업장 /사진=LG화학LG화학 대산사업장 /사진=LG화학


국내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 중 하나인 대산산업단지가 친환경 에너지 거점으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잇따른 사건·사고로 부정적 색채가 짙었던 이곳에 주요 화학사의 친환경 미래 투자가 집중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에 소재한 대산산업단지는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여수국가산업단지 등과 더불어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꼽힌다. 울산·여수 등이 국가가 주도해 조성한 산업단지라면, 대산단지는 1998년 10월 민간에 의해 설립됐다. 기업의 개별 사업장이 들어선 뒤 정부·지자체의 육성 노력이 더해져 점진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LG화학·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 등 주요 대기업 화학공장이 들어서 있다.



LG화학은 최근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 에니(ENI)그룹과 대산사업장에 HVO 합작공장(JV)을 세우기로 했다. HVO는 폐식용유 등의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는 특성이 뛰어나 차량용 뿐만 아니라 항공유 및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2026년까지 연간 약 30만톤 규모의 HVO 생산공장 완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HVO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V가 설립되면 LG화학은 바이오 SAP(고흡수성수지)·ABS(고부가합성수지)·PVC(폴리염화비닐) 등 생산에 사용되는 HVO 원료 공급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HD현대오일뱅크도 대산공장 내 설비 일부를 HVO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생산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투자유치 등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HVO 생산이 이뤄지면 대산산단은 국내 바이오유 생산의 거점으로 도약하게 된다.

입주한 다른 기업들 역시 친환경 투자를 감행한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3만톤 규모의 부생수소 생산량을 2026년까지 44만톤까지 확대하고 저장량을 60만톤으로 늘리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2020년 7월 대산단지에서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활용한 50MW 규모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한화임팩트는 수소혼소 발전을 위한 대규모 실증사업을 이곳에서 진행한다. 한화임팩트는 2021년 3월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하며 관련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한국서부발전과 수소혼소율 실증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수소혼소 가스터빈은 기존 천연가스와 수소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이다. 60% 혼소율 실증사업을 성공하고 100% 전소하는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대산산단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잦은 사고와 환경오염 우려로 인해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지만, 대기업 중심의 친환경 투자가 이곳에 집중되면서 국내 주요 석유화학 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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