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이 21일 서울 강남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비아트리스 코리아 기자간담화'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김씨가 2006년 진단받은 이 병은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 말초신경병증'(pDPN)이다. 국내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이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환자의 과반이 극심한 통증으로 직장에 장기 휴가까지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몸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부터 타는 듯한 작열감까지 느끼지만 환자 100명 중 5명만이 이런 고통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었다.
당뇨병 말초신경병증(DPN)은 당뇨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가 지난해 이 병을 앓는다고 공개하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국내 당뇨 환자의 33.5%가 DPN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DPN 환자 약 절반인 43.1%가 극심한 통증을 겪는 pDPN을 앓는다. 국내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은 극심한 통증의 합병증인 pDPN을 앓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환자들은 통증을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기 어려워했다. 설문조사 인원의 5%만이 '통증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다. 통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스페인 23% △이탈리아 26% △멕시코 35% △말레이시아 13%였다.
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동양인은 아픈 걸 계속 참으라고 교육받아서 통증에 관해서 얘기를 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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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환자 일상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줬다. 국내 응답자의 73%가 통증으로 '삶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과반인 57%는 '직장에 장기 휴가를 신청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 이상인 62%는 '직장에 업무 조정을 요청했다'고 했다.
김 과장은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의사가 환자의 통증을 제대로 잡아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pDPN 진단 기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길었다.
임현정 비아트리스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가 21일 서울 강남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비아트리스 코리아 기자간담화'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한국 응답자의 67%는 '초기 증상이 발현했을 때 당뇨병으로 인한 통증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45%는 통증이 '노화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씨는 "이런 병을 얻기 전, 조금이라도 더 일찍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진료받았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가 상당하다"며 "참지 말고 1시간이라도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설문조사 응답자의 34%가 발병 초기로 돌아간다면 '주치의에게 증상을 더 자세히 설명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32%는 '증상에 대해 더 다양한 정보를 찾아봤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과장은 "제일 중요한 건 환자가 증상을 의사에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며 "현재 나온 데이터를 보면 약을 사용하면 충분히 통증을 예방,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정 비아트리스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2019년부터 환자의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R.E.D'(Recognize·Express·Diagnose)를 전개하고 있다"며 "고통은 망상이 아니고, 표현해야 한다는 컨셉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