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마신 페트병으로 만든 생수…제주삼다수 최초 공개

머니투데이 제주=유예림 기자 2023.09.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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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공사가 19일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해중합 국산화 원료로 만든 ‘Bottle to CR-삼다수’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가 19일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해중합 국산화 원료로 만든 ‘Bottle to CR-삼다수’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


제주개발공사가 19일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해중합 국산화 원료로 만든 'Bottle to CR-삼다수'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달 병뚜껑에 QR코드를 적용한 무(無)라벨 생수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제주개발공사가 공개한 'Bottle to CR-삼다수'(이하 CR-삼다수)는 국내에서 모은 폐페트병을 화학적 분해로 만든 첫 제품이다. 그간 국내에 유통된 CR-PET(화학적 재활용 페트)는 해중합 원료를 수입에 의존했다. 해중합은 플라스틱 등을 분해한 뒤 이 원료 물질을 다시 융합해 페트를 만드는 기술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앞서 2021년 수입한 원료로 개발한 CR-PET를 온라인에서 시범 판매한 바 있다.

제주개발공사가 다 마신 페트병을 분쇄한 뒤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재생 원료로 만들고 이 원료가 다시 제주삼다수의 페트병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플라스틱은 처음 플라스틱과 성질이 유사해 수차례 재활용할 수 있다. 식품 접촉 용기로도 안전해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 용기'로 분류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이달 6일 자원순환의 날에 맞춰 제주도에서 모은 페트병으로만 원료화한 CR-삼다수 시제품을 생산한 뒤 이날 공개했다. 제주개발공사와 SK케미칼은 2021년 '페트병 리사이클 생태계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해중합 원료 국산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CR-삼다수의 폐플라스틱 함량은 5%에 불과하다. 화학적 재활용 제품 생산은 이제 첫발을 뗀 셈이다. 이에 대해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은 "국내 화학사들과 협력해서 폐플라스틱의 함량을 30%, 100%까지 늘려갈 예정"이라며 "소비자도 이른 시일 내에 CR-삼다수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이 19일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강경구 제주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이 19일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
CR-삼다수는 기존의 일반 삼다수 제품의 원료 비용 대비 1.7배 정도 비싸 대중화가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강 본부장은 "화학적 재활용 원료의 양산 체계가 확립되면 비용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도에 새로운 공장이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CR-삼다수를 생산할 거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 조천읍 제주삼다수 공장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생산 라인인 'L6'를 준비하고 있다. L6도 L5에 이어 친환경 스마트 팩토리로 짓는 만큼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친환경 사업 모델인 '그린 홀 프로세스'를 내세웠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각각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1년 6월 무라벨 '제주삼다수 그린'을 출시한 뒤 올해 4월까지 플라스틱 2570t을 줄이기도 했다.

강 본부장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0년 대비 50% 줄일 것"이라며 "이 중 20%는 페트병 무게를 경량화하는 것이고, 30%는 재생 페트 원료를 활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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