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수술 후 첫 QS 해냈다, '칼날 제구력' 속 완벽 투구! 불펜 3실점+타선 침묵 속 시즌 3승 무산 (종합)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9.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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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류현진. /AFPBBNews=뉴스1
'리빙 레전드'와 첫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하지만 타선이 도와주지 않으면서 선발승은 무산됐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달 초 돌아온 류현진의 최다 이닝이었다.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소화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2.65에서 2.93으로 다소 올랐다.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4이닝 무실점) 이후 6경기 연속 2자책점 이하 행진도 마감됐다. 하지만 8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좋은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건 지난해 5월 21일 신시내티전(6이닝 무실점) 이후 480일 만이다.

하지만 토론토 타선이 류현진이 있는 동안 한 점도 내지 못했고, 이후로도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여기에 류현진이 내려간 후 불펜진이 3실점하면서 시즌 4승이 무산됐고, 오히려 3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류현진은 총 82구를 던지면서 포심 패스트볼 25구(30%), 체인지업과 커터 각 18구(22%), 커브 16구(20%), 싱커 5구(6%)를 투구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88.9마일(약 143.1㎞)로 시즌 평균(142.3㎞)보다 살짝 빨랐다. 또한 변화구 몇 개를 제외하면 가운데 실투를 던지지 않으면서 텍사스 타선을 잘 요리했다.

13일(한국시간) 텍사스전 류현진의 투구 분포도. 커브 몇 구를 제외하면 가운데 실투가 없는 모습이다.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홈페이지 갈무리13일(한국시간) 텍사스전 류현진의 투구 분포도. 커브 몇 구를 제외하면 가운데 실투가 없는 모습이다.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홈페이지 갈무리
9월 13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라인업
- 텍사스 레인저스: 마커스 시미언(2루수)-코리 시거(유격수)-로비 그로스먼(우익수)-미치 가버(지명타자)-조나 하임(포수)-너새니얼 로우(1루수)-에제키엘 듀란(좌익수)-레오디 타베라스(중견수)-조너선 오넬라스(3루수). 선발투수는 맥스 슈어저.

-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지 스프링어(우익수)-보 비솃(유격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지명타자)-스펜서 호로비츠(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캐번 비지오(3루수)-달튼 바쇼(좌익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타일러 하이네먼(포수). 선발투수는 류현진.


이날 류현진은 슈어저와 생애 첫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올 시즌 12승 6패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슈어저는 내년이면 40세가 되는 나이에도 147⅓이닝 동안 172탈삼진을 기록하며 여전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통산 213승과 3365탈삼진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선수다.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 1~3회: 10타자 연속 노히트 행진, 빛나는 코너 제구력 속 무실점 호투
류현진이 13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류현진이 13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회 초 류현진은 선두타자 마커스 시미언을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는 행운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LA 다저스 시절 동료 코리 시거에게 바깥쪽으로 5개를 던진 후 6구째 허를 찌르는 시속 90.3마일(약 145.3km) 몸쪽 패스트볼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로비 그로스먼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미치 가버에게 몸쪽 속구로 포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2회 수비의 도움을 받아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조나 하임이 3-유간 타구를 만들었으나 3루수 캐번 비지오가 몸을 날려 이를 잡아내 1루로 깔끔한 송구까지 이어졌다. 너새니얼 로우를 상대로 철저히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을 공략한 류현진은 결국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에제키엘 듀란도 시속 65마일(약 104.6km) 커브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빛나는 제구력은 3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레오디 타베라스에게 패스트볼 4개를 던진 끝에 몸쪽 높은 볼로 내야 뜬공을 유도한 류현진은 조너선 오넬라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브와 커터,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혼란스럽게 만든 뒤 몸쪽 89.9마일(약 144.7km) 속구로 타자를 얼어붙게 했다. 이어 타순이 돌아온 시미언에게도 같은 코스로 체인지업과 커터를 꽂아넣어 유격수 땅볼을 만들었다.

◆ 4~6회: 통한의 피홈런, 그래도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달성
10타자 연속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4회 첫 타자 시거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했다. 초구 바깥쪽 커터로 땅볼을 유도했지만, 빠른 타구 속도로 수비 시프트를 뚫어냈다. 이어 그로스먼에게도 초구 몸쪽 85.7마일(약 137.9km) 커터를 던졌으나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375피트(약 114m)의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류현진의 4경기 연속 피홈런이었다.

텍사스 로비 그로스먼(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토론토전에서 4회 초 류현진에게 투런 홈런을 뽑아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텍사스 로비 그로스먼(맨 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토론토전에서 4회 초 류현진에게 투런 홈런을 뽑아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흔들릴 법도 했지만 류현진은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나갔다. 가버를 상대로는 다른 구종 3개(싱커, 커터, 체인지업)를 똑같은 코스로 넣는 신기에 가까운 투구로 유격수 땅볼을 만들었다. 하임에게 중전 안타를 맞긴 했지만 로우를 허를 찌르는 낙차 큰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듀란 역시 바깥쪽 62.5마일(약 100.6km) 느린 커브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5회 경기 3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첫 타자 타베라스에게 69.8마일(약 112.3km) 커브를 보여준 뒤 90.6마일 패스트볼(약 145.8km)로 선채로 삼진을 잡았다. 제구가 잡히기 시작한 체인지업으로 오넬라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시미언도 바깥쪽 체인지업을 통해 빗맞은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류현진. /AFPBBNews=뉴스1
이후 류현진은 올 시즌 3번째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시거에게 몸쪽 커브를 던졌으나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조지 스프링어가 몸을 날려봤으나 잡아낼 수 없었다. 앞선 타석 홈런의 주인공 그로스먼을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가버에게 실투성 변화구를 던졌다가 우전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류현진은 하임에게 낮은 커터를 던져 우익수 플라이를 맞아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어가 홈으로 재빨리 뿌려봤지만 시거의 발이 더 빨랐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은 로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6회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복귀 후 첫 6이닝 소화였다.


그러나 토론토 타선은 류현진이 있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6회 말 상대 선발 슈어저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음에도 토론토는 침묵을 지켰다.

조용하던 토론토는 7회 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호로비츠의 2루타로 찬스를 잡은 토론토는 비지오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올려 0의 행진을 끊었다. 이어 대타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2루타에 이은 어니 클레멘트의 1루 땅볼로 2-5까지 따라갔다. 이어 9회 슈나이더의 솔로포까지 나왔지만 결국 3-6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써 토론토는 시즌 80승 65패가 되면서 80승 64패의 텍사스에 밀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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