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펌 업계 도산 전문가 영입 박차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3.08.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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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펌 업계 도산 전문가 영입 박차


경기 둔화로 한계기업이 급증하면서 로펌들이 도산 관련 업무 담당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 보강에 나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최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 출신 이영구 변호사(사법연수원 13기)를 영입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도산법학회 고문, 서울회생법원 조정위원을 맡았다.

바른은 지난 5월 '기업 위기대응 및 구조조정 센터'를 발족했다. 자산관리그룹 내 전문팀으로 도산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센터를 꾸렸다. 바른은 새로운 조직에서 위기 진단부터 회생·파산 사후처리까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장과 세종도 올해 초 도산사건 전문가를 영입했다. 광장은 창원지법 파산부 부장판사를 역임한 권순건(연수원 33기) 변호사를 새 식구로 맞았다. 세종은 김영주(연수원 37기) 변호사를 영입해 도산팀의 전력을 보강했다.

기업 도산 사건은 로펌들에겐 대형 일감에 속한다. 이에 국내 주요 로펌들은 대부분 도산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조직을 갖고 있다. 로펌의 도산 전문 조직은 △회생·파산 관련 소송 및 자문 △자율협약·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관련 자문 △국제도산 △거래처 도산 대응 자문 △대표이사 개인 회생·파산 등 일감을 맡는다.



로펌 업계가 도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수임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당시 삼성자동차, 기아자동차, 미도파, 진로 등 굵직한 기업들이 정리 절차에 들어갔고 대우그룹, 하이닉스 반도체 등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았다.

최근 로펌 업계가 경쟁적으로 전문가를 영입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다시 기업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법인 회생과 파산 신청 건수는 각각 573건, 8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66% 늘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 기업 환경이 계속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채권자 등 이해 관계인 측의 자문 건수가 예년 대비 몇 배로 폭증했다"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산과 관련한 업무가 법원에 몰려들 것으로 보여 자문과 송무를 가리지 않고 로펌의 일감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로펌 관계자는 "도산 관련 업무에 대비해 회생법원이나 파산부 출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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