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 기자 어깨에 손 올리며 한 말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3.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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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총]

편집자주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한주의 현장 활동을 '총'정리하고, 그들의 행보('총총'걸음)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한국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점검하는 코너입니다.

류진 제 39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류진 제 39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걱정하시는 바를 잘 압니다. 6개월만 지켜봐주세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취임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행사장에서 퇴장하는 길에 기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을 기자의 어깨에 올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평소 조용한 스타일에 거의 대외 접촉이 없던 류 회장이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것에 비해 퇴장하는 길에 보인 이같은 스스럼 없는 행동은 의외였다.



기자간담회 끝부분에 기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재차 답하며 당부하는 차원으로 보였다.

행사가 끝나기 직전 기자가 류 회장에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경련 운영 및 인적 구성에서 정치인을 철저히 배제해 정경유착 근절을 당부했는데 이와는 부합하지 않는 고문이나 상근부회장 인사 아니냐"고 질의하자 그는 '인물론'으로 답했다.



류 회장은 자신과 같이 일할 사람을 선택할 때 어떤 경력(정치권을 거쳤느냐)을 가졌느냐보다는 그 일에 얼마나 적절한 인물인가로 판단하는 게 자신의 오랜 소신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류 회장은 자신이 취임한 후 6개월 정도는 '허니문 기간'으로 봐달라는 뜻을 비쳤다. 그 기간 안에 세간에서 우려하는 부분들을 해소하고 성과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내년 2월이면 한경협의 정기총회가 있다. 그 때면 6개월의 허니문 기간이 지난다. 그 때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100번째 맞는 삼성물산 합병 재판...이재용 회장 7년간 재판만 받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제100차 공판의 오후 재판을 위해 법원 경위들의 경호를 받으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제100차 공판의 오후 재판을 위해 법원 경위들의 경호를 받으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오동희 선임기자
지난 25일 금요일은 여느 때와 특별히 다를 것도 없는 날이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는 조금은 다른 하루였다.


2021년 4월 22일에 시작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자본시장법 위반혐의) 재판이 이날로 100번째를 맞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00차례 재판 중 대통령의 해외순방 동행으로 인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한 10회를 제외한 90회의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한 인사는 "국정농단 재판까지 합치면 200회 정도는 될 것"이라며 "8월은 법원 휴정 기간이 겹쳐 한차례만 공판이 진행됐지만 다음달부터는 매주 재판이 예정돼 있다. 기업활동에 매진해야 할 이 회장이 7년 가까이 사법 리스크에 갖혀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7년 4월 7일 시작해 2021년 1월 18일 끝난 국정농단 사건으로 총 83회 재판에 출석했다. 삼성물산 재판까지 합치면 지난 6년 4개월여 동안 183차례의 재판이 열렸고 거의 대부분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이날도 오전 9시 4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10시 대법정 앉아 오후 6시경까지 검찰과 변호인간 공방을 지켜봤다.

또 다른 인사는 "3년 동안 같은 얘기의 반복이다. 우리는 지난 정부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라고 압박해서 합병을 선택했는데 이를 문제라고 하는 재판이 끝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재판의 결심이 이르면 10월쯤 이뤄지고 연내 선고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1심이 끝나더라도 2심과 3심까지 공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법원에 발이 묶인 이재용 회장의 시간은 더디게만 가고 있다.

해외로 나간 구광모와 최태원 회장...미래준비와 엑스포유치 박차
(서울=뉴스1) = 구광모 LG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자나두 연구소에서  크리스티안 위드브룩 CEO에게 양자컴퓨팅 관련 실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그룹 제공) 2023.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구광모 LG 대표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자나두 연구소에서 크리스티안 위드브룩 CEO에게 양자컴퓨팅 관련 실험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그룹 제공) 2023.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주는 그동안 잠행했던 구광모 LG 그룹 회장의 해외경영 행보가 눈에 띄었다.

구 회장은 21일(현지 시간)부터 24일까지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미래 사업을 살폈다. LG의 미래 성장동력인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ABC' 사업의 추진 현황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구 회장은 먼저 보스톤의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임직원과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최고경영자(CEO)등을 만나 신약 사업 방향과 글로벌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AI 연구에 특화된 도시인 캐나다 토론토도 방문했다.

구 회장은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AI 역시 향후 모든 사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게임체인저'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2주간의 해외 일정을 마치고 지난 24일 귀국했다. 최 회장은 다른 재계 총수들과는 달리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에 조문하지 못하고 대신 조전을 보냈다. 이유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장기 출국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주간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끝내고 지난 24일 귀국하자 마자 윤 대통령 주재로 서울 구로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킬러 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같은 날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진행한 이천포럼에 참석해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일을 찾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딥 체인지'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구성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며 전에 없던 변화 과제를 도출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6일에는 쌍용그룹을 이끌어온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부친인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아 쌍용그룹을 재계 6위까지 성장시킨 김 전 회장은 무리한 자동차 사업 확대로 인해 경영이 위기에 빠지면서 결국 1998년 그룹이 해체됐다. 쌍용그룹 해체와 함께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김 전 회장은 스포츠와 레저 문화 산업, 언론 등 다방면에서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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