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SOC와 잼버리' 선 그었지만..산하기관 보고서는 달랐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3.08.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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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연구원 2017년 보고서에 "잼버리, SOC 조기 구축 명분에 부합" 명시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전북도와 부안군이 잼버리 유치를 계기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을 유치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산하기관 보고서에서도 잼버리 개최를 위해 SOC의 조기 구축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전북도 산하기관인 전북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017년 8월 발간한 '2023 세계잼버리 유치 효과와 추진 방향' 보고서(이하 보고서)에서 잼버리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으로 'SOC 조기 구축 및 미래 교통 시연'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보고서 발간 시점은 새만금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직후였다.



연구원은 당시 "세계잼버리 대회는 새만금으로 통하는 하늘길과 바닷길, 땅길이 열려야 성공적인 개최를 보장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새만금 국제공항과 항만, 도로, 철도 등 전북도 현안 인프라 사업의 조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세계잼버리 대회를 계기로 서해안 시대 글로벌 중심지 전북도와 전국 2시간대, 전북 내 1시간대 생활권 형성을 위해 그동안 경제성을 이유로 지지부진했던 SOC 사업을 조기 추진해 '전북 SOC 대동맥 프로젝트' 완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잼버리 개최가 SOC 조기 구축이란 명분에 부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잼버리 대회 새만금 유치 홍보영상에서도 '새만금 공항이 열린다(SaeManGeum's airport, to be opened)'고 명기돼 있어 세계잼버리 대회 전에 새만금 국제공항을 개항하는 것은 국제적 약속이 됐다"고 언급했다. 새만금 신항만에 대해서도 "잼버리의 글로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기반시설로 적기 개항이 성공적인 잼버리 개최를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재확인했다.
2017년 발간된 '2023 세계잼버리 유치 효과와 추진 방향' 보고서 /사진=전북연구원2017년 발간된 '2023 세계잼버리 유치 효과와 추진 방향' 보고서 /사진=전북연구원
교통연계망 조기 확충 부분도 보고서에 들어갔다. 연구원은 "전북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의 조기 완공과 동부내륙국도의 조속한 간선도로망 건설이 필요하다"며 "세계잼버리 대회의 고속의 철도 서비스 제공이란 명분을 새만금~대야 철도 조기 완공 및 전주~김천 신규 사업 추진 박차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새만금 잼버리 성공적 개최를 위해 △농업·농촌, 문화·관광 등 지역자원과의 연계 전략 △탄소소대 상용화 제품 양산 체계 구축 등 전북도 전략산업 활용전략 수립 △국제 청소년 특구, 지구촌 캠핑마을 등 잼버리 이후 활용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감사원도 과거 송하진 전 전북지사, 당시 도의원 등의 발언을 통해 전북도가 잼버리 대회 유치 당시부터 SOC사업 등 새만금 조기개발을 염두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며 관련 부분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대회를 명목으로 SOC를 구축하려고 했단 비판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연 기자회견에서 "전북도가 잼버리 대회를 이용해 수십조원의 예산을 끌어왔다는 등 허위 사실을 주장해 전북도민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묵과하지 않겠다"며 "새만금 사업은 잼버리가 유치되기 이전부터 이미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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