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퍼주던' 네이버페이, 적립한도 200만원 제한한 까닭은?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3.08.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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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포인트 퍼주기'로 유명한 네이버페이가 선불충전금 결제 시 적립되는 포인트의 한도를 월 200만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쪼개기 결제를 통한 부당 적립을 막기 위해 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이버페이의 범용성이 커지며 포인트 적립액이 늘자 이용자의 혜택을 줄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3일 네이버파이낸셜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이달 1일 네이버페이 포인트 정책을 일부 개정했다. 지난달까지는 온라인에서 네이버페이머니(선불충전금)로 결제할 때 포인트가 무제한 적립됐으나 1일부터는 월 200만원까지만 적립된다. 결제액을 기준으로는 월 1억원에 한해 포인트를 제공한다.



선불충전금 결제는 네이버페이에 계좌를 연동한 뒤 이 계좌를 통해 일정 금액을 충전한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결제하기 직전 바로 선불충전금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계좌 이체와 유사한 과정으로 간편하게 진행된다. 네이버페이는 2015년 처음으로 선불충전금 제도를 도입했다.

네이버페이는 선불충전금으로 물건을 살 때 최대 3%의 높은 적립률을 제공한다. 우선 선불충전금 결제 시 기본으로 결제액의 2.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또 금융사와 제휴해 출시한 상품인 '네이버페이머니하나통장'이나 '미래에셋증권CMA-RP네이버통장'을 연동해 선불충전금을 충전하면 기본 적립률에 더해 0.5%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네이버페이는 포인트 부당 적립을 막기 위해 8년 만에 처음으로 적립 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3% 적립률을 적용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포인트를 최대한도까지 쌓으려면 1달간 최소 6600만원을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해야 한다. 현행법상 선불충전금은 결제 1건당 20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200만원짜리 물건을 33번에 걸쳐 총 6600만원어치 사야 포인트 200만원을 적립받을 수 있다. 33번이 넘는 쪼개기 구매로 수천만원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드물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페이 측에서 밝힌 대표적인 부당 적립 사례 중 하나는 자전거래다. 이는 네이버스토어에 판매자 등록을 한 뒤 자신이 파는 제품을 여러 차례 구매해 포인트만 빼가는 방식이다. 자전거래가 이뤄지면 제품을 실제로 거래하지 않아도 결제는 발생하기 때문에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다.

다만 네이버페이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포인트 혜택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삼성페이와 연동을 통해 오프라인 결제망을 대폭 확장했을 때도 사실상 포인트가 무제한으로 쌓일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결제액과 관계없이 오프라인 결제 1건당 포인트를 최소 1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 랜덤으로 적립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신한카드도 포인트 혜택으로 유명한 '더모아카드' 회원의 분할 결제를 막기 위해 전체 상품에 적용되는 가맹점 약관 변경을 시도했다가 비판에 직면한 뒤 철회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새롭게 생긴 적립 한도는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혜택을 악용하는 극소수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며 "포인트 적립 한도가 200만원으로 상당히 큰 만큼 99.9%의 이용자는 이번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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