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 별세, '하얀 전쟁' 등 대표작…향년 82세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23.07.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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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솔섬'(2012)에 쓰인 안정효 작가 일러스트. 그 는 이 소설 표지와 본문 속 그림을 직접 그렸다. /사진= 출판사 나남 제공소설 '솔섬'(2012)에 쓰인 안정효 작가 일러스트. 그 는 이 소설 표지와 본문 속 그림을 직접 그렸다. /사진= 출판사 나남 제공


장편소설 '하얀 전쟁'을 쓴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씨가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최근 암으로 투병하다 1일 오후 숨을 거뒀다. 그는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쓴 '하얀 전쟁'으로 알려졌으며 번역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일했고 코리아타임스 문화·체육부장을 지냈다.



1967~1968년 백마부대 소속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경험은 첫 소설의 바탕이다. 계간 '실천 문학'에 실은 '전쟁과 도시'를 통해 등단했는데 이 작품을 '하얀 전쟁'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을 다룬 국내 대표적 소설로, 베트남전 참전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기주란 인물 등 다양한 인물들을 묘사했다. 1992년 정지영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안성기, 이경영 등이 출연했다.



소설가로서 고인은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미늘' 등 20편 넘게 작품을 냈다. 그중 '은마'와 '헐리우드 키드'도 영화로 만들어졌다.
안정효가 번역한 '백 년 동안의 고독'/사진= 출판사 문학사상사 제공안정효가 번역한 '백 년 동안의 고독'/사진= 출판사 문학사상사 제공
번역가로서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어느 시인의 죽음' 등 130여권 번역서를 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오디세이아',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도 번역했다.

'하얀 전쟁'은 스스로 영어로 옮겨 미국에 출간했다. 여러 권의 글쓰기 안내서, 번역 지침서를 쓰기도 했다. 올해에도 그레이엄 그린의 장편소설 '조용한 미국인'을 번역하는 등 작품 활동을 놓지 않았다.

소설가로서 김유정문학상을, 번역가로서 한국번역문학상을 각각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광자 충남대 명예교수와 딸 안미란 주한독일문화원 교수, 안소근 대전가톨릭대 교수가 있다. 가족들 또한 번역과 문학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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