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사진=배한님 기자
배재현 CIO 사내이사 선임·CFO 신설한 카카오엔터…재무통 존재감 ↑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CIO). /사진=카카오
올들어 카카오 내에서 배 CIO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지난해까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스타일에서만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는데, 올해부터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픽코마에서까지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이름 올리게 됐다. 그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을 염두에 두고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나서는 동시에 콘텐츠 관련 계열사 통합 등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 전무 등을 역임한 윤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겸임교수가 카카오 이사회 신임 의장에 오르고, 카카오게임즈에서도 임승연 국민대 재무금융회계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실적개선이 지상과제...구조조정 잇따를 듯업계는 최근 진행되는 카카오의 구조조정과 재무 전문가들의 전진배치가 무관치않다고 본다. 경기 불황기, 재무 전문가를 앞세운 기업들이 경영효율화를 외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서다.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고강도 조직개편에 나선 '재무통' 구창근 CJ ENM 대표가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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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구조조정도 배 CIO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배 CIO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고, 이를 통해 손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불과 열흘 만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재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임직원 중 클라우드 외 비핵심사업 인력은 다른 카카오 계열사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실적 개선이 지상과제다. 지난해 카카오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4% 줄었다. 4년 만의 영업이익 감소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2%나 떨어졌다. 문제는 아직 많은 자회사가 적자 상태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집단설명서 기준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는 총 13곳이다. 이 중 7곳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 적자는 본사 연결실적에도 악영향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 비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 늘었다.
업계는 카카오에 부는 칼바람이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특히 2020년 영업적자 262억원에서 2022년 518억원까지 적자 폭이 늘어난 카카오스타일 등이 다음 대상으로 거론된다. 카카오스타일은 특히 배 CIO가 이사로 기타상무이사로 활동하는 계열사다.
IT업계 관계자는 "재무 전문가들까지 요직에 배치되며 카카오 내외부에 구조조정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 시기 직원을 대폭 늘려왔던 카카오가 인력이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 그 결과이며, 채용까지 중단된 상황에서 올해말까지 카카오 인력 규모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